대우건설 매각설…'가치 높여 판다' 2년전 이동걸 약속 지켜지나

입력 2021-04-21 06:19
대우건설 매각설…'가치 높여 판다' 2년전 이동걸 약속 지켜지나

실적개선에 인수 희망자들 나와…대주주 KDB인베스트먼트 매각 추진 여부 주목

(서울=연합뉴스) 김남권 기자 = 대우건설[047040] 매각설이 제기되고 있다.

실적 호조로 기업가치가 적당히 높아졌다는 판단에 대우건설 인수 희망자들이 하나둘 나오는 분위기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현재 대우건설 인수에 관심을 보이는 인수 희망자는 2∼3곳이다.

이 가운데 최근 두산솔루스를 인수한 사모펀드 스카이레이크 인베스트먼트가 대우건설 인수에도 관심을 가진 것으로 알려진다.

대우건설은 산업은행의 구조조정 전담 자회사인 KDB인베스트먼트(지분 50.75%)가 최대주주다.

산은은 2019년 사모펀드 형태로 보유하던 대우건설을 KDB인베스트먼트로 넘겼다.

산은은 그에 앞서 2017년 대우건설 매각을 추진했으나 성공하지 못했다.

당시 호반건설이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됐으나 대우건설의 해외사업장 부실 문제가 불거지면서 매각이 불발됐다.

이후 이동걸 산은 회장은 2019년 국정감사에서 대우건설 매각 재추진과 관련해 "2년 정도를 거쳐 시기가 좋아지면 기업가치를 높여 판매하겠다"고 밝혔다.

그로부터 2년이 지난 올해가 대우건설 매각의 적기라는 얘기가 시장 안팎에서 흘러나오고 있다.

대우건설이 지난해 좋은 실적을 거뒀기 때문이다.

지난해 대우건설의 영업이익(연결 실적)은 5천583억원으로 전년보다 53.3% 늘었다.

지난해 4분기 실적만 보면 영업이익은 2천533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465.4% 증가했다.

대우건설의 실적 기대감은 이어지고 있다.

김기룡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2020년 3분기부터 전년 동기 대비 개선 흐름을 보이는 건축·주택 부문의 매출 확대가 실적 성장을 견인할 전망"이라며 "매각 과정에서 인수 주체에 따른 주가 변동성 확대 가능성이 있으나 궁극적으로는 매각 과정에서의 기업가치 제고 측면과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감은 유효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금융권은 KDB인베스트먼트가 대우건설 매각 작업을 본격화했다기보다는 인수 희망자들과의 접촉을 통해 매각 정지 작업에 들어간 것으로 보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대우건설 실적이 좋아지니까 관심을 가진 곳들이 인수 의향을 밝히는 단계"라고 전했다.

대우건설이 본격적인 매물로 나오면 눈여겨볼 인수자가 많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라진성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서울 아파트 시장에 진입하고 싶은 지방 건설사, 액화천연가스(LNG) 플랜트 시장에 진출하려는 대형 건설사, 실적 개선 가시성이 높아 기업가치 상향을 바라보는 사모펀드(PEF) 등 잠재적 매수자가 많다"고 말했다.

대우건설의 시가 총액은 전날 종가 기준으로 2조9천966억원이다.

kong7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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