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상장사들 수익성 오히려 개선…업종별로는 희비

입력 2021-04-04 12:00
작년 상장사들 수익성 오히려 개선…업종별로는 희비

"올해 실적은 이미 개선 추세"



(서울=연합뉴스) 김아람 박원희 기자 =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충격에도 국내 상장기업들의 수익성은 전체적으로 좋아졌다.

다만 업종별 실적을 보면 코로나19 영향에 따라 희비가 극명하게 엇갈렸다.

코로나19 위기에 버틴 상장사들이 올해는 경기 정상화 흐름을 타고 본격적으로 실적 회복 궤도에 오를 것으로 전문가들은 전망한다.

◇ 영업이익·순이익 증가…"비용절감 노력"

4일 한국거래소와 한국상장회사협의회가 12월 결산 유가증권시장 상장사 597곳(금융업 등 제외)의 연결재무제표를 분석한 결과 2020년 매출액은 전년 대비 3.70% 감소했다.

그러나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3.20%, 18.15% 증가했다.

실적 비중이 큰 삼성전자를 제외하면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각각 4.53%, 6.41% 줄었으나 순이익은 15.89% 증가했다.

매출 감소에 영업이익 증가는 그만큼 기업들이 쥐어짜며 비용 절감에 힘썼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김형렬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작년에는 코로나19라는 특수한 상황에서 기업 영업 환경이 극단적인 통제의 영향을 받은 측면이 있다"며 "기업들이 영업 활동보다는 비용 절감, 수익성을 지키기 위한 마진 안전 등에 초점을 맞춘 것으로 평가한다"고 말했다.

수익성 개선 흐름은 코스닥 상장사에서도 나타났다.

거래소와 코스닥협회가 12월 결산 코스닥 상장사 1천3곳의 작년 연결 실적을 분석한 결과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12.1%, 3.97% 증가했다. 매출액도 3.44% 늘어났다.

◇ 코로나19에 업종별 실적 '희비'

지난해 기업 실적은 코로나19 환경이 좌우했다. 전체 실적은 선방해도 업종별로 보면 코로나19 영향에 따른 차별화가 뚜렷했다.

코스피 상장사 매출 증감 현황을 보면 코로나19 수혜 업종으로 꼽히는 의약품(13.48%)을 비롯해 의료정밀(11.01%), 음식료품(5.94%), 전기전자(4.32%), 통신(2.71%) 등 5개 업종이 증가세를 보였다.

반면 팬데믹의 직격탄을 맞은 항공업이 속한 운수창고(-16.40%)를 필두로 화학(-12.28%), 철강금속(-8.22%), 전기가스(-6.18%), 종이목재(-6.15%) 등 12개 업종은 매출이 줄었다.

기업별로 보면 하나투어(-82.17%), 롯데관광개발(-81.04%), 제주항공(-72.76%), 에어부산(-70.01%), CJ CGV(-69.96%) 등 코로나19 확산에 타격이 컸던 기업의 매출이 큰 폭으로 감소했다.

순이익이 증가한 업종도 음식료품(132.79%), 의료정밀(120.23%), 의약품(61.90%), 전기전자(56.89%), 통신(38.27%) 등 7개였다.

기계(-93.19%), 화학(-59.36%), 운수장비(-57.55%) 등 8개 업종은 순이익이 감소했으며 운수창고는 적자를 지속했다.

코스닥에서는 IT 업종 가운데 비대면 산업의 강세가 두드러졌다. 소프트웨어와 디지털콘텐츠는 각각 매출액이 12.15%, 13.16% 늘었고 영업이익도 50.92%, 60.50% 증가했다.

◇ "실적 회복은 기정사실"…올해 실적장세 기대

올해는 본격적인 실적 장세가 펼쳐질 수 있다는 기대가 크다.

연초부터 여러 경제 지표로 경기 정상화 흐름이 확인되고 있다. 수출 개선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억눌렸던 소비도 기지개를 켜는 모습이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올해 기업 실적은 이미 개선 추세"라며 "코로나19가 종료되는 시점에서 작년에 실적이 억눌린 기업들의 이익이 분출되는 국면이 나오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런 부분이 올해 하반기나 내년 상반기 정도에 실적으로 나타날 것"이라며 "그 실마리를 3월 백화점 실적이 일부 보여줬다"고 덧붙였다.

실적 회복이라는 방향성이 더욱 뚜렷해지면 기업 옥석 가리기가 본격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김형렬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상장기업들의 실적 회복은 기정사실로 볼 수 있다"며 "지금부터는 이를 정책 효과로 볼지, 기업의 순수한 경쟁력 강화로 해석할지가 중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올해 실적에서는 기업들의 이익 체질이 이전과 비교해 구조적 변화를 보이는지를 눈여겨봐야 한다"며 "1분기 실적이 나오면서 이와 관련한 기업 가치 평가 등이 본격적으로 시작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rice@yna.co.kr, encounter2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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