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를린도심서 '여성의 날' 시위…"평화의 소녀상 계속 머물러야"

입력 2021-03-09 04:12
베를린도심서 '여성의 날' 시위…"평화의 소녀상 계속 머물러야"

코리아협의회 베트남인 활동가 "일본 정부, 위안부 피해자에 사과 안해" 규탄

(베를린=연합뉴스) 이 율 특파원 = 독일의 수도 베를린에서 8일(현지시간) 113주년 세계 여성의 날을 기념해 대대적인 시위가 열렸다.



국제주의자 페미니스트 연합이 주최한 이날 시위에는 수만 명의 여성이 참가했다.

참가자들은 베를린 도심 브란덴부르크문 인근 유럽연합 집행위원회에서 시작해 베를린 돔을 지나 독일 외교부까지 거리 행진을 벌였다.

이날 시위에서는 독일은 물론, 아프가니스탄, 브라질, 레바논, 인도, 이란, 팔레스타인, 니카라과, 베트남 여성들이 발언을 이어갔으며, 트랜스젠더, 망명, 성 노동자, 사회주의자, 흑인 여성들도 마이크를 잡았다.

코리아협의회 위안부 실무그룹 소속 활동가인 베트남인 응우옌 투는 이날 발언에서 "베를린 평화의 소녀상은 전쟁 중 성범죄 피해자의 상징"이라며 "아시아·태평양전쟁에서 일본군에 의해 강제로 성노예화된 피해자들은 14개국에 걸쳐 존재하며, 일본 정부는 피해자들에게 아직 사과도, 공식적인 배상도 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일본 정부는 오히려 위안부 여성들의 이야기를 숨기고, 거짓으로 치부하려고 모든 것을 시도하고 있다"면서 "위안부들의 이야기와 범죄는 제대로 밝혀져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이런 폭력이 지속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는 한국군이 미국 연합군으로 베트남전에 참전해 베트남 민간인들에게 일본군이 했던 것과 같은 짓을 했던 데서도 알 수 있다"면서 "성폭력은 전쟁범죄로 인식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베를린 평화의 소녀상이 계속 머물러야 한다고 강조했다.

투는 "미테구청은 다른 일반적인 상징물을 세워야 한다고 하는데, 동아시아인의 얼굴을 가진 평화의 소녀상은 일반적인 아픔을 형상화할 수 없다는 건가"라고 반문하면서 "이는 피해자에 대한 또다른 폭력"이라고 지적했다.

베를린시 미테구의회는 지난해 12월 1일 전체회의를 열고 평화의 소녀상 영구설치 결의안을 의결하고, 평화의 소녀상이 미테구에 계속 머물 방안을 구의회 참여하에 마련하기로 했다. 하지만 관할 미테구청은 아직 아무런 후속조처에 나서지 않고 있다. 평화의 소녀상은 일단 올해 9월 말까지 머물 수 있다는 허가를 받은 상태다.



yulsid@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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