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 화장품 매출 줄었는데 향수는 급증…이유는

입력 2021-02-08 06:30
백화점 화장품 매출 줄었는데 향수는 급증…이유는

시향 금지에도 인기…"화장 대신 향수로 자신 표현"

(서울=연합뉴스) 홍유담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백화점에서 시향이 금지됐지만, 향수 매출은 오히려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8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백화점과 대형마트 등은 지난해 12월 24일부터 정부의 방역 지침에 따라 매장 내 시식과 시음, 견본품(샘플) 사용을 중단했다.

이런 조치의 영향으로 백화점의 화장품과 식품 매출은 일제히 감소했다.

지난달 롯데백화점의 화장품과 식품 매출은 1년 전과 비교해 각각 22%, 21% 줄었다. 현대백화점 역시 화장품은 8.6%, 식품은 18% 감소했다.

코로나19로 마스크 착용이 일상화되면서 색조 화장품 수요가 줄어든 가운데 매장에서 견본품을 사용할 수 없게 되자 소비가 더욱 위축된 것으로 보인다. 시식을 통해 식품 구매를 유인할 수도 없게 됐다.

반면 같은 달 롯데백화점과 현대백화점의 향수 매출은 각각 34%, 49.7% 뛰었다.

향수는 화장품과 마찬가지로 견본품 사용이 금지돼 시향을 할 수 없는데도 구매하는 소비자가 많아진 것이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화장을 하지 않는 대신 새로운 측면에서 자신을 표현할 수 있는 수단으로 향수를 찾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오프라인 매장에서 시향이 중단되자 온라인몰의 향수 매출이 급증하기도 했다.

지난달 신세계인터내셔날의 자체 온라인몰 에스아이빌리지의 향수 매출은 작년 같은 달보다 772% 급증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딥티크, 산타마리아노벨라, 바이레도, 메모파리 등 니치(고급) 향수 브랜드를 운영하고 있다.

20~30대에게 인기를 끌고 있는 바이레도 매출은 783%, 메모파리는 1천600% 뛰었다.

이베이코리아가 운영하는 온라인몰 G마켓에서도 1월 향수 판매량이 1년 전보다 711% 많아졌다.



향수업계의 한 관계자는 "향수를 일상적인 액세서리로 보는 시각이 확산하면서 향수를 뿌리는 소비자가 많아지고 있다"면서 "향수는 대표적인 자기만족 제품으로, 최근 소비 경향인 가치소비와도 맞아떨어진다"고 설명했다.

ydh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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