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여파로 워홀러 호주 입국 '뚝'…수확철 농장 인력난

입력 2021-01-19 12:38
코로나 여파로 워홀러 호주 입국 '뚝'…수확철 농장 인력난

정부 지원책 별 성과 없어…농장 인력 확보 위한 비자 프로그램 촉구

(시드니=연합뉴스) 정동철 통신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워킹홀리데이 비자 소지자(워홀러)들의 호주 입국이 막히면서 이들을 수확철 임시 노동력으로 활용해온 호주 농장들이 극심한 인력난을 겪고 있다.



19일 호주 공영 ABC 방송에 따르면, 작년 중반부터 호주 농장 업계는 외국인 워홀러 숫자가 급감하면서 올 2~4월 수확기에 극심한 인력 부족 사태가 발생할 것이라고 우려해왔다.

이에 호주 연방정부와 과일 농장을 많이 보유한 퀸즐랜드주 정부는 국내 인력을 지방 농장으로 유도하기 위한 지원책을 시행했으나 별 성과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연방 고용부 대변인은 "작년 11월부터 수확철에 지방 농장으로 이주하면 최대 6천 호주달러(약 510만원) 지원금을 주는 프로그램을 시행하고 있으나 작년 연말까지 불과 453명만이 신청했을 뿐"이라고 밝혔다.

퀸즐랜드주의 마크 퍼너 농업장관도 "1천 500달러(약 130만원)을 지원하는 주 정부 정책을 통해 충원한 인원이 60명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정부 지원책으로 확보한 500여명은 올 3월까지 수확기를 맞아 호주 농업 분야에 필요하다고 예상되는 인력 2만 6천명에 턱없이 모자라는 숫자이다.



퀸즐랜드주 그라나이트 벨트의 앵거스 페리 농장주 협회 대표는 "다른 과일과 채소는 물론 사과만 수확하는 데에도 당장 수백 명이 있어야 한다"면서 "도시에 사는 호주인들은 농장일을 할 능력도 의사도 없기 때문에 애초부터 정부 유인책에 대해 큰 기대를 걸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는 "이번 결과로 왜 호주 농장들이 해외 인력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지 명백히 드러났다"고 강조하면서 연방정부에 대해 수확철 인력난을 해소하기 위한 비자 프로그램을 확대·신설할 것으로 촉구했다.

페리 대표는 인력난은 고임금으로 이어지고 결국 생산 원가를 높여 신선 식품의 소비자 물가 상승을 초래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이미 많은 농장들이 인력을 확보하기 위해 더 높은 임금을 제시하고 있다"면서 "토마토나 딸기 농장의 시간당 임금이 40~50달러라면 소비자 물가는 오를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고 방송은 덧붙였다.

dcj@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