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서 새끼 펭귄, 의문의 폐 질환으로 떼죽음
(오클랜드=연합뉴스) 고한성 통신원 = 뉴질랜드 남섬에 서식하는 많은 수의 노란눈펭귄들이 의문의 폐 질환으로 숨지는 일이 발생하면서 당국이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고 뉴질랜드 언론이 12일 보도했다.
뉴질랜드텔레비전(TVNZ) 1뉴스 등은 뉴질랜드1차산업부(MPI)가 개입해 노란눈펭귄들의 폐 질환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며 이 병은 현 단계에서 치료가 불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밝혔다.
야생동물 전문가들은 최근 몇 년 동안 노란눈펭귄들의 개체 수가 많이 감소하는 상황에서 새로 나타난 질병이 큰 걱정거리라고 밝혔다.
노란눈펭귄은 호이호라고도 불리는 키 70cm 내외의 펭귄으로 뉴질랜드 남섬에 많이 서식하고 있다.
더니든야생동물병원 창립자이자 야생동물 수의사인 리사 아길라는 이 질병이 치료 불가능하다며 "호흡기 질환이 펭귄들의 폐를 상당히 많이 파괴해버린다"고 말했다.
그는 "내가 실시한 새끼 58마리에 대한 부검 결과 대부분이 이 병을 갖고 있었고 놀라울 정도로 폐의 모습이 비슷했다"고 말했다.
이 질환은 부화한 지 하루에서 열흘 사이에 있는 어린 새끼들만 걸리는 특이한 양상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단 이 병에 걸리면 치료가 불가능해 수의사들도 손을 써볼 수가 없다.
따라서 최선은 병에 잘 걸리는 시기의 새끼들을 야생 둥지에서 다른 곳으로 옮겨놓아 보호하다가 위험한 시기가 지난 뒤 야생으로 돌려보내는 것뿐이다.
아길라는 이 병은 갓 부화한 새끼들을 공격한다며 "우리가 알아낸 것은 부화한 지 2~3일 된 것을 데려다 10일이 될 때까지 보호하다 둥지로 돌려보내면 병에 걸리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4일이나 5일, 아니면 6일 등 위험한 시기에 야생으로 돌려보내면 뭔가에 노출되는지 모르지만, 병에 걸릴 수 있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MPI 등이 의문의 바이러스를 찾아내려고 조사하고 있으나 조류인플루엔자 바이러스인지 아니면 다른 바이러스인지 아직 뚜렷하게 밝혀내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병은 지난해 처음 나타났지만, 그 당시는 사례가 많지 않은데다 전염성도 입증되지 않았기 때문에 큰 위협으로 인식되지 않았다.
그러나 올해 다시 나타나면서 상황은 바뀌었다.
아길라는 "안타깝게도 올해 이 병이 다시 고개를 들면서 많은 수의 펭귄들이 목숨을 잃었다"고 말했다.
그는 어린 새끼들만 걸리고 어미들은 아무렇지도 않은 것으로 보아 전염성이 있는 것 같지는 않다며 그래서 원인을 찾는데 더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뉴질랜드 본토에 사는 노란눈펭귄 개체 수가 지난 12년 동안 거의 절반으로 줄어들었다고 밝혔다.
원인은 기후변화, 환경오염, 인간들의 공격적인 어업 활동으로 인한 먹이 경쟁 등 다양하지만 조류 말라리아와 같은 질병도 한몫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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