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EU 탈퇴 첫날 순조로운 화물이동…"차이 못 느꼈다"

입력 2021-01-02 03:49
영국 EU 탈퇴 첫날 순조로운 화물이동…"차이 못 느꼈다"

코로나19·연말 연휴 영향으로 평소보다 이동량 적은 영향도



(파리=연합뉴스) 현혜란 특파원 = 2021년 1월 1일은 영국이 유럽연합(EU) 떠나고 맞이하는 첫날이었지만 영국 남동부와 프랑스 북서부를 연결하는 길목은 마치 아무 일도 없었던 마냥 평화로웠다.

온갖 제품을 실은 대형 화물트럭들은 47년 만의 결별이 무색하게도 이날 영국 남동부 도버항과 프랑스 북서부 칼레항 사이를 별다른 문제 없이 오갔다고 AP, AFP 통신이 전했다.

양국이 사전에 구축해놓은 IT 시스템으로 국경 검문 절차를 간편하게 만든 덕분에 애초 우려와 달리 혼선이 빚어지지 않았다는 게 프랑스 측 정부의 설명이다.

화물차들이 온라인으로 사전에 필요한 정보를 등록하고 국경에서는 스캔만 하면 되기 때문에 시간이 오래 걸리지 않을 수 있었다고 한다.

영국과 프랑스를 연결하는 해저터널을 운영하는 유로터널 대변인은 "대부분 트럭 운전사들은 (브렉시트 전후) 차이를 알아차리지 못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유럽에서 영국으로 들어온 첫 화물차는 우편물과 소포를 싣고 루마니아에서 출발한 트럭으로, 운전대를 잡은 알렉산드루 마레치 씨는 "모든 것이 정상적이었다"고 전했다.

함께 운전대를 잡은 토마스 모이즈 씨는 역사적인 순간을 경험하는 특권을 누릴 수 있어 "매우 행복하다"고 말했다.

영국에서 프랑스로 처음 들어가는 화물차를 운전한 우크라이나 출신의 빅토르 씨도 동료들로부터 축하를 받았다고 전했다.

다만, 영국에서 프랑스로 들어올 때는 운전자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걸리지 않았다는 음성 확인증을 제출해야 했다.

영국에서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가 빠르게 확산하자 프랑스 정부가 내린 조치다.

이날 별다른 문제가 없었던 이유는 새해 첫날로 연휴인데다 코로나19 대유행 여파로 이동 물량이 평소보다 적었기 때문이라는 관측도 있다.

영국과 EU 사이에서 발생하는 무역의 70%는 영국과 프랑스를 통해 이뤄지며, 하루 평균 6만명의 승객과 1만2천대의 트럭이 양국 사이를 통과한다.

영국은 전날 오후 11시(그리니치 표준시·GMT)를 기준으로 1973년 EU의 전신인 유럽경제공동체(EEC) 가입 후 47년간 이어온 동거를 끝냈다.

보리스 존슨 총리는 전날 공개한 영상에서 "자유는 우리의 손에 있으며, 이를 어떻게 최대로 활용할 수 있는지는 우리에게 달려있다"고 말했다.

runr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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