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력 좋은 80세 이상 고령자, 이유 있다"
(서울=연합뉴스) 한성간 기자 = 80세가 넘은 고령인데도 기억력이 대단한 노인은 알츠하이머 치매의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는 뇌 신경세포의 두 가지 비정상 단백질 수치가 다른 고령 노인보다 훨씬 낮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알츠하이머 치매는 신경세포와 신경세포 사이 공간에 있는 표면 단백질인 베타 아밀로이드와 신경세포 안에 있는 타우 단백질이 잘못 접혀 응집(plaque)되거나 엉키면서(tangle) 제 기능을 수행하지 못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독일 쾰른(Koln) 대학병원 율리히 신경과학 연구센터의 메를레 회니히 교수 연구팀이 80세 이상 노인 94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기억력 테스트와 뇌 영상 분석 결과 이 같은 사실이 밝혀졌다고 헬스데이 뉴스(HealthDay News)가 21일 보도했다.
기억력 테스트에서 최고 성적을 받은 노인들은 뇌 신경세포의 비정상 베타 아밀로이드와 타우 단백질 수치가 나이가 훨씬 적은 건강한 사람들과 비슷했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이에 비해 기억력 테스트 성적이 낮은 고령자들은 나이가 적은 사람들보다 두 가지 비정상 단백질 수치가 높았다.
이미 가벼운 인지기능 손상이 나타난 고령자들은 이 두 가지 비정상 단백질 수치가 더욱 높았다.
고령자 중에는 80대 또는 90대가 돼도 인지기능 저하가 거의 또는 조금도 나타나지 않은 노인들이 있었다.
이러한 효과는 생활 습관과 유전적 소인이 결합해 나타난 것일 수 있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연구팀은 노화와 함께 진행되는 두 가지 치매 단백질 증가에 저항을 보이는 노인들의 뇌에는 그 어떤 '분자적 특징'(molecular signature)이 있을 것이기 때문에 이를 찾아볼 필요가 있다면서 이 분자적 지표가 치매와 다른 신경 퇴행 질환을 치료할 수 있는 새로운 길을 열어 줄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연구 결과는 '미국 심장협회 저널 네트워크 오픈'(JAMA Network Open) 온라인판에 실렸다.
skha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