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한 촉박한데' 영국-EU 미래관계 입장차 여전…"협상은 계속"
영국 존슨 "EU 입장 변화 없으면 합의 도달 못할 것"
EU 폰데어라이엔 "어업 간극 줄이는 데 어려움 있어"
20일 지나면 합의해도 비준 쉽지 않아…크리스마스까지 갈 수도
(런던=연합뉴스) 박대한 특파원 = 영국과 유럽연합(EU)이 브렉시트(Brexit) 전환기간 종료를 불과 열흘가량 앞둔 시점에서도 여전히 미래관계 협상 합의에 이르지 못하고 있다.
이른바 '노 딜' 가능성이 커지는 가운데 양측은 이번 주말까지 협상을 지속할 계획이다.
18일(현지시간) BBC 방송에 따르면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와 EU 행정부 수반 격인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은 전날 밤 통화에서 협상 진행 상황을 점검했다.
영국 총리실 대변인은 "존슨 총리가 협상이 지금 심각한 상황에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면서 "시한이 매우 촉박해 EU가 실질적으로 입장을 바꾸지 않으면 합의에 도달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고 밝혔다.
이어 "총리는 공정경쟁환경(level playing field)과 관련해 EU의 합리적인 요구를 수용하려고 모든 노력을 다하고 있지만, 여전히 근본적인 부분에서 어려움이 남아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존슨 총리는 또 어업과 관련한 EU의 입장이 합리적이지 않다며, 합의가 있으려면 EU가 입장을 상당히 변화시킬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존슨은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점을 강조한 뒤, 합의가 이뤄지지 않는다면 영국과 EU가 호주 모델 하에 교역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은 통화 뒤 "많은 이슈와 관련해 실질적 진전이 이뤄진 것을 환영한다"면서도 "그러나 특히 어업과 관련해 간극이 남아있다. 이를 줄이는 것은 큰 도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협상이 계속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양측 정상 간 통화 직후 데이비드 프로스트 영국 측 협상 수석대표는 "진전은 가로막혔고, 시간은 부족하다"고 우려했다.
앞서 영국은 지난 1월 31일 EU 탈퇴, 이른바 브렉시트를 단행했다.
다만 원활한 이행을 위해 모든 것을 브렉시트 이전 상태와 똑같이 유지하는 전환기간을 연말까지 설정했다.
이에 따라 사실상 내년 1월 1일 영국은 EU 관세동맹과 단일시장에서 벗어나면서 실질적 브렉시트가 이뤄지게 된다.
양측은 전환기간 내 무역협정을 포함한 미래관계 협상을 마무리 지어야 한다.
그러나 여전히 공정경쟁환경과 어업 등의 쟁점을 놓고 입장차를 줄이지 못하고 있다.
만약 양측이 연말까지 합의에 이르지 못하면 내년부터 세계무역기구(WTO) 체제를 적용받게 된다. 이 경우 양측을 오가는 수출입 물품에 관세가 부과되고 비관세 장벽도 생기게 된다.
유럽의회는 일요일인 오는 20일 저녁까지 합의가 이뤄지지 못하면 비준을 위한 충분한 시간을 가질 수 없다며 사흘간의 협상시한을 설정했다.
그러나 영국은 이같은 EU 측 일정표에 얽매이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영국 하원은 전날부터 오는 1월 5일까지 크리스마스 휴회기를 갖는다.
다만 영국 정부는 EU와의 미래관계 협상 합의에 도달하면 이에 관계없이 다음 주 의회를 다시 열 계획이다.
마이클 고브 영국 국무조정실장은 협상이 크리스마스 이후까지 이어질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으면서, 이 경우 유럽의회가 (합의에 따른) 조약을 잠정적으로 적용하는 방안이 가능할 수 있다고 말했다.
pdhis95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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