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모델 붕괴" 도요타 사장, 스가의 '휘발유 차 퇴출' 맹비판

입력 2020-12-18 11:13
"사업모델 붕괴" 도요타 사장, 스가의 '휘발유 차 퇴출' 맹비판

"전기차 만들 때도 이산화탄소 배출되는 것 알고 있나" 의문 제기



(도쿄=연합뉴스) 이세원 특파원 =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일본 총리가 자국 온실가스 배출을 2050년까지 사실상 '제로'로 만들겠다는 목표를 내건 후 일본 정부가 휘발유 차 퇴출을 검토하는 것에 대해 업계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18일 마이니치(每日)신문의 보도에 의하면 일본 자동차공업회 회장인 도요다 아키오(豊田章男) 도요타자동차 사장은 일본 정부가 2030년대에 휘발유 차 신차 판매를 없애는 구상을 검토하는 것에 대해 "자동차 업계의 사업 모델이 붕괴하고 말 것"이라고 전날 우려를 표명했다.

그는 일본 전력시장에서 화력 발전의 비중이 크기 때문에 자동차를 전력화하는 것만으로는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그리 많이 줄지 않는다며 자동차 시장을 전기자동차로 급격하게 이행시키는 계획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도요다 사장은 원전 비중이 높고 일본보다 화력 발전 의존도가 낮은 프랑스의 예를 들면서 "나라의 에너지 정책 대변혁 없이 (온실가스 배출 저감을) 달성하기는 어렵다"며 "이대로라면 일본에서는 차를 만들 수 없게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전기자동차 역시 제조나 발전 단계에서 이산화탄소를 배출한다는 점을 거론하며 "정치가들은 (그런 것을) 이해한 후에 휘발유 차를 없앤다고 이야기하고 있는 것이냐"며 일본 정부 구상에 강한 의문을 드러냈다.



도요다 사장은 휘발유 차가 주축인 경차가 "지방에서는 완전히 라이프라인(전기, 가스, 상하수도, 교통, 통신 등 도시 생활을 지탱하는 기반 시설)"이라며 "휘발유 차를 없앰으로써 탄소 중립에 가까이 간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지금까지의 실적이 헛되지 않도록 일본의 장점을 유지하는 것을 응원해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일본철강연맹 회장인 하시모토 에이지(橋本英二) 일본제철 사장은 17일 열린 정례 기자회견에서 2050년에 온실가스 배출 '실질 제로' 구상에 관해 "(연구 개발에) 10년, 20년이 걸리고 개별 기업이 계속하는 것은 무리"라며 정부의 지원이 필요하다는 뜻을 표명했다.

sewon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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