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휴양지에 복제 집무실 두고 머물러" 러 매체 보도

입력 2020-12-14 17:27
"푸틴, 휴양지에 복제 집무실 두고 머물러" 러 매체 보도

"휴양지 흑해 소치에 모스크바 관저 집무실과 똑같이 꾸며"

출입기자들, 3월 말 이후 거의 보지 못해…크렘린궁은 부인



(서울=연합뉴스) 이광빈 기자 =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휴양지에 모스크바 근교 관저 내 집무실을 복제해놓고 머물렀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뉴욕타임스(NYT)는 14일(현지시간) 러시아 탐사보도 매체 '프로엑트'(Proekt)를 인용해 러시아의 전통적인 휴양지인 흑해 소치에 푸틴 대통령의 복제 집무실이 있다는 주장을 전했다.

푸틴 대통령이 흑해에 머물면서 모스크바 서쪽 외곽 노보오가료보 지역의 관저 집무실에 있는 것처럼 꾸몄다는 것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사태 이후 푸틴 대통령이 관저 집무실에 앉아 화상회의를 하는 모습은 여러 차례 TV 방송을 탔다.

프로엑트는 푸틴 대통령의 전용기 비행기록과 크렘린궁에서 나온 공식 언급 등을 분석해 '복제 집무실' 주장을 내놓았다.

팬데믹 이전만 해도 푸틴 대통령은 도시의 관광산업을 활성화하고 편안한 환경에서 외교 사절을 맞이하기 위해 소치에서 공개적으로 자주 머물러왔다.

이번 보도에 대해 러시아 야권 운동가로 당국에 의한 독극물 공격 의혹 사건의 피해자인 알렉세이 나발니는 트위터에 "사소한 일에도 거짓말을 하는 확실한 푸틴의 스타일"이라며 보도 내용의 신빙성을 주장했다.

그러나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최근 브리핑에서 "푸틴 대통령이 여러 사무실을 갖고 있지만 같은 모습의 사무실은 없다"며 집무실 복제설을 부인했다.

그는 대통령 전용기의 비행기록은 보안이어서 보도의 근거가 되지 못한다면서 최근 푸틴 대통령의 주변 사생활을 둘러싼 잘못된 정보 공격의 일환으로 치부했다.

현재까지 언론을 통해 알려지기로는 푸틴 대통령은 코로나19 감염 위험을 피하고자 지난 3월 말 이후 모스크바 시내 크렘린궁으로 출근하지 않고 노보오가료보 지역의 관저에 머물며 원격으로 업무를 보고 있다.

그러면서 꼭 필요한 경우에만 크렘린궁 집무실을 찾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때문에 크렘린궁 출입 기자들은 지난 3월 말 이후 푸틴 대통령을 거의 보지 못했다.

또 노보오가료보 관저와 크렘린궁에는 푸틴 대통령을 코로나19로부터 보호하기 위한 살균 터널까지 설치된 것으로 확인됐다.

푸틴 대통령을 면담하러 오는 모든 방문객은 천장과 벽에서 소독약이 뿌려지는 이 살균 터널을 통과해야 한다.

크렘린궁은 푸틴 대통령을 만나는 모든 인사를 상대로 예외 없이 코로나19 진단검사가 이뤄진다고 밝힌 바 있다.

lkb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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