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파원 시선] 유럽 내 코로나19 백신 회의론

입력 2020-12-11 07:07
[특파원 시선] 유럽 내 코로나19 백신 회의론

코로나19 대응서 또 하나의 과제…안전성 우려·정부 불신·가짜뉴스 등 영향



(브뤼셀=연합뉴스) 김정은 특파원 = 영국을 시작으로 일부 국가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긴급 승인이 속속 이뤄지면서 유럽 각국도 백신 접종을 위한 준비를 서두르고 있다.

그러나 여러 유럽 국가에서 많은 시민이 코로나19 백신 접종에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어 이러한 인식을 지닌 시민을 설득하는 것이 코로나19와의 싸움에 있어 또 하나의 과제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1일 범유럽권 뉴스매체인 '유로뉴스'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코로나19 근절을 위해서는 인구의 70%까지 백신 접종을 할 필요가 있다고 말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여러 설문조사에서는 백신에 대한 유럽인들의 회의적인 태도가 드러난다.

국제학술지 네이처가 지난 6월 19개국 1만3천400여명을 상대로 한 조사에서 폴란드는 코로나19에 대한 가장 부정적인 인식을 드러낸 국가 가운데 하나였다.

만약 안전하고 효과적인 코로나19 백신이 사용 가능하다면 접종할 것이냐는 질문에 폴란드에서는 맞겠다는 응답이 56%였다. 프랑스는 59%, 스웨덴 65%, 독일은 68%였다. 한국의 경우 80%, 미국은 75%였다.

시장조사기관 입소스가 지난 10월 15개국에서 성인 1만8천526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도 프랑스에서는 54%만이 백신 접종에 긍정적이었다. 스페인(64%)·이탈리아(65%)에서도 긍정적인 응답이 3분의 2 수준이었다.



지난 10월 벨기에 당국이 자국 시민들을 상대로 한 조사에서는 50%만이 백신 접종을 할 의사가 있다고 답했다.

백신 접종을 주저하거나 거부하는 주요 이유 가운데 하나로는 부작용에 대한 두려움이나 안전성에 대한 우려가 꼽힌다.

과거 어린이들에 대한 의무 백신 접종을 확대한 이탈리아의 경우 2013∼2016년 접종 거부 운동이 이는 등 전통적으로 백신에 회의적이기도 하다고 유로뉴스는 전했다.

많은 전문가는 대중의 우려를 경청하고 공중 보건 정보를 투명하게 다뤄 신뢰를 구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또 백신의 효과, 부작용과 관련한 정보를 정확히 설명하는 것도 필요하다.

일각에서는 코로나19 백신에 대한 회의론이 정부와 관련 기관에 대한 불신과 관련이 있다고 지적한다.

이번 네이처 조사의 저자 가운데 한 명은 전 세계적으로 백신은 정부가 규제하고, 권고하고 때로는 접종을 의무화하기도 하는 만큼 정부를 불신할 경우 백신 접종도 망설이게 된다고 말했다.

이밖에 소셜미디어 등 온라인상의 코로나19 백신에 대한 허위정보와 부정적 견해도 접종 회의론을 키우는 요인 가운데 하나로 지목되고 있다.

kj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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