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P "바이든 외교 첫 시험대는 북한 핵·미사일 실험 될수도"

입력 2020-12-10 07:42
수정 2020-12-10 09:28
WP "바이든 외교 첫 시험대는 북한 핵·미사일 실험 될수도"

"트럼프보다 더 약한 패 손에 쥐어…북핵 잠정 동결후 다자협상 추진 가능성"



(워싱턴=연합뉴스) 류지복 특파원 =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 외교정책의 첫 시험대는 북한의 핵 및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실험이 될 수 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북한이 과거 미국의 새 대통령과 위기를 초래하는 경향이 있었기 때문에 바이든의 대통령 임기는 핵 실험이든, ICBM 발사시험이든 문자 그대로 쾅 하는 소리와 함께 시작할 수 있다는 것이다.

북한은 2018년 6월 첫 북미정상회담 이후에도 핵 비축량을 늘리고 신형 미사일을 실전 배치했지만 미국의 거친 반응을 초래할 수 있는 핵과 ICBM 실험은 자제해 왔다.

WP는 전직 미 당국자와 대북 전문가를 인용해 북한의 도발이 이뤄진다면 바이든의 참모들은 4년 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했을 때보다 더 약한 패를 손에 쥐고 더 위험해진 적과 맞서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빅터 차 조지타운대 교수는 최근 한 기고문에서 "바이든 당선인은 대북 외교가 기껏해야 트럼프 대통령 밑에서 허우적거려왔음을 발견할 것"이라며 "TV용 정상회담은 북한의 핵무기 확대 및 심화 허용 외에 성취한 게 거의 없다"고 지적했다.



WP는 트럼프 대통령이 사라지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도 스스로 부과한 핵무기 시험 자제의 이유도 사라진다며 김 위원장이 수개월 내에 미국과 관계 조건을 재설정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 거의 분명하다는 전직 당국자들의 말을 전했다.

그러면서 북한이 지난 10월 10일 열병식 때 선보인 ICBM '화성-16형'을 시험하거나, 2017년 이후 처음으로 핵무기 실험에 나설 수도 있다고 봤다.

김 위원장은 핵전쟁 공포를 다시 불러일으킴으로써 경제제재 완화와 핵보유국 인정 등 향후 협상에서 미국과 미국의 동맹으로부터 더 유리한 조건을 얻어내리라 판단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대해 바이든 팀은 북한을 많이 다뤄본 유경험자들이 있고 또 이들은 한국, 일본 등 핵심동맹과 과거 긴밀히 협력했기 때문에 북한으로부터 핵 생산과 미사일 시험의 잠정 동결을 수용하도록 압박하는 데 이 관계를 활용할 것이라고 WP는 예상했다.

또 이런 임시 중단은 북한이 경제제재 완화 대가로 핵비축을 줄이거나 없애는 다자 협상의 무대를 만들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러나 WP는 김 위원장이 핵에 더 많은 자신감을 가질수록 김 위원장의 양보를 설득하는 일이 더 어려워질 것이기 때문에 시간이 본질이라는 분석가들의 경고도 전했다.

수미 테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선임연구원은 최근 한 팟캐스트에서 "북한이 핵·미사일 개발에서 이룬 인상적인 발전을 가정하면 바이든 행정부는 트럼프 대통령 때보다 협상력이 떨어져 있음을 발견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바이든 당선인이 북한과 관계 개선을 추구해온 문재인 대통령과 긴밀히 협력함으로써 성공의 길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며 어떤 경우에도 최우선사항은 북한의 ICBM 시험발사를 막는 것이라고 예상했다.



jbry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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