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이번엔 국경지역에 수력발전소…인도, 반발할 듯

입력 2020-11-30 10:52
중국, 이번엔 국경지역에 수력발전소…인도, 반발할 듯

인도와 국경분쟁 와중에 야루짱부강에 건설계획 세워



(홍콩=연합뉴스) 윤고은 특파원 = 중국이 인도와 국경 분쟁을 벌이는 와중에 양국 국경에 걸친 야루짱부(雅魯藏布) 강에 6천만㎾ 규모 수력발전소를 지을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완성될 경우 강 하류 지역 인도 주민들의 삶에 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어, 인도가 주변국을 동원해 총력 저지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30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 국유기업인 중국전력건설집단(파워차이나)의 옌즈융(晏志勇) 회장은 지난 26일 중국수력발전공학회 창립 40주년 기념대회 연설에서 야루짱부강 수력발전소 계획을 확인했다.

옌 회장은 중국 공산당 19차 5중전회에서 발표된 2025년까지의 경제개발 5개년 계획을 통해 야루짱부강 하류 수력발전 계획 추진이 분명해졌다면서 "티베트에 수력발전소를 짓는 것은 중국의 국가안보를 보호하고 국제 협력을 증진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야루짱부강은 길이 2천900㎞로 히말라야 기슭에서 발원해 티베트의 칭짱(靑藏)고원 지대를 흘러 인도, 방글라데시를 거쳐 벵골만으로 유입된다.

인도명은 '성자의 자식'이라는 뜻의 '브라마푸트라'다.

수량이 풍부해 중국은 오래전부터 야루짱부강의 수력을 활용할 계획을 세워왔으며, 앞서 2014년에 짱무(藏木) 지역에 야루짱부강 첫번째 댐을 완공했다.

옌 회장은 "야루짱부강 하류에 수력발전소를 짓는 계획은 단순한 수력발전 계획이 아니라 5개년 계획의 결합"이라며 "이는 중국의 수자원 안보와 국가안보를 보장하는 국가안보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야루짱부강 하류 6천만㎾ 규모 수력을 활용하는 것은 핵심 전력 계획이고 인민의 후생을 위한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해당 지역 수력 개발이 국제 협력과 생태계 개발을 촉진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수력발전소가 지어지고 나면 중국과 남아시아 간 협력이 더 원활해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SCMP는 중국이 현재 최소 11개의 수력발전소 계획을 추진 중이지만, 이번 야루짱부강 수력발전소는 중국과 인도가 히말라야 국경 분쟁지역에서 유혈 충돌을 벌인 가운데 추진돼 인도를 더욱 자극할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호주인도협력기구(IAIE)의 라지브 란잔 차투베디 연구원은 "브라마푸트라강은 대규모 홍수를 일으키기 때문에 인도와 중국은 수자원 정보를 공유하는 데 합의했다"며 "그러나 정보를 제때 제공해야 인명과 재산을 구할 수 있는데 중국은 제때 자료를 제공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인도는 지역간, 다자간 포럼 등 다양한 채널을 총동원해 이웃 국가들에 중국의 수력발전소 계획에 공동으로 맞서자고 설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면 쉬리핑(許利平) 중국사회과학원 동남아연구센터 소장은 야루짱부강 수력발전소 계획이 강 하류 지역 주민들의 삶에 영향을 끼치겠지만 이는 국제 공조를 통해 해결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에 대한 인도의 신뢰가 매우 낮아 중국이 무엇을 하든 인도는 중국의 말과 행동을 믿지는 않을 것"이라며 "그렇기 때문에 중국은 이번 발전소 계획을 추진하면서 이웃국들의 의심과 비판을 줄이기 위해 특별히 투명하고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의 수력발전소가 이웃국가들의 반발을 사는 경우는 이외에도 많다.

대표적으로 6천만 인구의 젖줄인 동남아 메콩강의 발원지인 티베트 남부 지역 강에 댐을 지어 하류 지역 수량이 급격히 줄어들고 기후변화, 환경파괴가 초래됐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또한 중국이 2009년 미얀마에서 공사를 시작한 미트소네 수력발전 댐은 현지의 강력한 반발로 2011년부터 중단된 상태다.

중국은 36억 달러(약 4조원)를 투자해 6천㎿(메가와트)급 댐을 짓고 이곳에서 생산되는 전력의 90%를 끌어다 쓴다는 계획이었다.

pretty@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