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그린존' 또 로켓 피격…미군감축 발표 직후 발생

입력 2020-11-18 08:17
이라크 '그린존' 또 로켓 피격…미군감축 발표 직후 발생

"아동 사망·5명 부상"…미국대사관 직원들 피신

공격주체 미확인…미군철수 압박한 친이란민병대 의심



(서울=연합뉴스) 김상훈 기자 = 정부 청사와 외교 공관이 몰려 있는 이라크 수도 바그다드의 '그린 존'을 겨냥한 로켓 공격으로 아동 1명이 숨지고 최소 5명이 부상했다고 로이터 AP통신이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라크 군 당국에 따르면 이날 밤 바그다드 동부지역에서 총 7발의 카추샤 로켓이 발사됐으며, 이 가운데 4발이 그린 존 안에 떨어졌다.

복수의 이라크 보안관리는 로켓 한 발이 미 대사관에서 600m 거리에 떨어졌으며, 일부 로켓은 C-RAM 방공 시스템에 의해 격추됐다고 밝혔다.

이라크군은 이어 로켓 공격으로 아이 한 명이 숨졌고 민간인 5명과 군인 2명이 부상했다고 밝혔다.

군 당국이 공개한 영상에는 카추샤 로켓 발사대가 탑재된 소형 트럭이 불타는 모습이 담겼다.



그린 존에 머무는 2명의 외교 소식통은 미국 대사관 방어를 위한 미사일 방어 시스템이 설치됐으며, 이날 폭발의 충격으로 건물이 흔들렸다고 전했다.

CNN은 대사관 직원들이 피신했으며, 아직 피해가 집계되지 않았지만 인적 물적 피해는 없다고 전했다.

이날 로켓 공격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내년 1월 중순까지 이라크 및 아프가니스탄 주둔 미군 중 2천500명 감축을 명령했다는 미 국방부 발표 직후 이뤄졌다.

로켓 공격의 배후를 자처한 단체는 아직 나타나지 않고 있다.

다만 미국 관리들은 최근 간헐적으로 이어지는 바그다드 그린존에 대한 로켓 공격의 배후로 친이란 민병대를 지목해왔다.

친이란 무장 단체들은 미군 철군을 주장하며 이라크 정부를 압박해왔다.

이라크 내 최대 친이란 무장세력인 카타이브 헤즈볼라는 지난달 초 로켓 공격 후 "미군이 계속 주둔할 경우 더 격렬한 공격을 가할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당시 카타이브 헤즈볼라의 경고는 5천 명에 달하는 현지 주둔군을 단계적으로 줄여온 미국이 친이란 민병대를 제압하지 않을 경우 대사관을 폐쇄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나왔다.

따라서 이번 로켓 공격은 친이란 무장세력에 의한 미군과 미 대사관 공격 재개의 신호일 수 있다고 로이터 통신은 해석했다.

미군은 지난 2003년 이라크를 침공했다가 2011년 철수했지만, 극단주의 무장세력인 이슬람국가(IS)가 세력을 확장하자 지난 2014년부터 다시 이라크에 주둔해왔다.

meolakim@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