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미국과 합동군사훈련 근거 협정 종료시한 연장

입력 2020-11-11 18:35
필리핀, 미국과 합동군사훈련 근거 협정 종료시한 연장

(하노이=연합뉴스) 민영규 특파원 = 필리핀 정부가 자국에서 미국과 합동 군사훈련을 하는 근거가 되는 방문군 협정(VFA) 종료 시한을 6개월 더 연장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VFA는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 출범 초기인 내년 상반기까지 유지될 전망이다.

일간 필리핀 스타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테오도로 록신 필리핀 외무장관은 11일 "로드리고 두테르테 대통령이 VFA 종료 절차 중지를 6개월 추가로 연장한다는 결정을 미국 측에 전달할 것을 지시했다"고 밝혔다.

록신 장관은 "이를 통해 양국이 상호 방위를 진행하는 방법에 대해 서로 이익이 되고 동의할 수 있으면서도 효과적이고 지속적인 합의를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필리핀은 1998년 훈련 등을 위해 입국하는 미군의 권리와 의무 등을 규정한 VFA를 체결했고, 이후 필리핀에서 연례 합동 군사훈련인 '발리카탄' 등을 진행했다.

그러나 올해 2월 미국에 일방적으로 VFA 종료를 통보해 180일간의 경과 기간이 끝나는 8월에 이 협정이 공식 종료될 예정이었으나, 지난 6월 종료 절차를 6개월간 중단한다고 통보한 바 있다.

이에 따라 VFA 종료 시한이 올해 말까지로 1차 연장됐다.



필리핀의 VFA 종료 통보는 두테르테 대통령이 강력하게 추진하는 '마약과의 전쟁'을 지휘한 전 경찰청장의 미국 비자가 취소된 것에 대한 반발에서 이뤄졌다.

그러나 최근 남중국해에서 중국의 위협이 커지고 있어 바이든 후보 당선을 계기로 미국과의 관계 개선을 모색하는 것으로 보인다.

록신 장관은 이날 로버트 오브라이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에게 보낸 성명에서 "지난 4년간 남중국해는 강대국들의 의도에 대한 불확실성에서 무엇을 할 수 있고, 할 수 없는지와 어떤 행위를 용인할 수 있거나 없는지에 대한 예측 가능성과 그에 따른 안정성으로 바뀌었다"면서 "혼란과 우유부단함이 위험을 악화시킨다"고 밝혔다.

youngkyu@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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