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서 말레이 女유학생 납치 살해되자 차이 총통 사과

입력 2020-11-02 10:35
대만서 말레이 女유학생 납치 살해되자 차이 총통 사과

"대만의 안전하고 우호적 국가 이미지 심각하게 훼손"

(자카르타=연합뉴스) 성혜미 특파원 = 대만에서 말레이시아인 여성 유학생이 납치 강간 살해되는 사건이 발생하자 차이잉원(蔡英文) 총통이 직접 사과했다.



2일 대만중앙통신(CNA) 등에 따르면 대만 타이난시의 기독교대학에 유학하던 말레이시아인 A(24)씨가 지난달 28일 학교 근처에서 실종됐다.

경찰은 CCTV를 분석한 결과 대만인 남성 B(28)씨를 용의자로 특정해 체포했고, B씨는 "A씨를 차로 납치해 성폭행하고 살해한 뒤 가오슝시에 유기했다"고 자백했다.

경찰은 가오슝시 야산 산비탈에서 A씨의 시신을 수습했다.

경찰은 지난 9월30일에도 A씨가 납치됐던 학교 인근 지점에서 "한 남성이 납치하려 했다"는 다른 여학생의 신고가 있었다며 같은 인물인지 조사하고 있다.

대만 경찰 지휘부는 앞선 신고 대처를 소홀히 했다며 관할 경찰서장을 직위 해제했다.



차이 총통은 지난달 31일 소집한 국가안전회의(NSC)의 고위 각료 회의에서 "이번 사건으로 안전하고 우호적 국가라는 대만의 이미지가 심각하게 훼손됐다"며 다시는 이런 비극이 발생하지 않도록 철저히 문제점을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또, "숨진 유학생 가족과 말레이시아 국민에게 사과의 뜻을 전한다"고 발표했다.

쑤전창(蘇貞昌) 대만 행정원장도 정부를 대표해 사과하고, 유족에게 모든 편의를 제공하라고 지시했다.

대만 보건당국은 숨진 유학생의 부모가 대만에 도착하자 14일 의무 자가격리를 면제했다.

살인범 B씨의 부모는 A씨 부모를 직접 만나 아들의 잘못에 대해 사과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혔다.

A씨 부모는 "내 딸을 고통스럽게 살해한 가해자가 사형을 선고받길 원한다"고 울분을 터뜨렸다.



noano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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