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법무차관보 "북, 해킹능력을 외화절도에 사용…독특한 행태"

입력 2020-10-23 01:58
미 법무차관보 "북, 해킹능력을 외화절도에 사용…독특한 행태"

싱크탱크 세미나…"제재 따른 외화획득 활동 일부"



(워싱턴=연합뉴스) 임주영 변덕근 특파원 = 존 데머스 미국 법무부 국가안보 담당 차관보는 22일(현지시간) 북한이 사이버 해킹 능력을 외화를 훔치는 데 사용하는 독특한 행태를 보인다고 말했다.

데머스 차관보는 이날 미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화상 세미나에서 미국에 안보 위협이 되는 러시아, 중국, 이란, 북한 등 4개국을 거론하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북한에 대해 "해킹 능력을 갖춘 나라들 사이에서 거의 독특하게 은행과 돈을 훔치는 데 그 능력을 사용했다"며 "그건 중국이나 러시아 또는 심지어 제재에도 불구하고 이란으로부터 보이는 행동이 아니다. 그런 면에서 북한은 좀 독특하다"고 말했다.

스파이 활동 등을 위해 해킹에 나서는 여타 국가와 다르다는 취지다.

데머스 차관보는 "그중 많은 건 돈을 버는 것, 현금을 얻는 것"이라며 북한 해커 그룹이 2016년 방글라데시 중앙은행 계좌에서 8천100만 달러(약 973억원)를 훔친 사례를 들었다.

그는 "사이버는 매우 비대칭적인 형태의 힘이기 때문에 잘 훈련받은 해커가 있다면 작은 국가도 효과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도구"라고 부연했다.



데머스 차관보는 북한이 핵과 미사일 개발로 인한 제재에 따라 경화(hard currency·달러 등 국제적으로 쉽게 교환 가능한 통화)가 부족하며 경화 획득 활동의 일부로 사이버 해킹을 사용한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이 여러 가상화폐 거래소를 해킹한 사건은 경화의 필요성 때문일 수 있다며 북한이 미사일 부품이나 핵확산 프로그램에 사용할 품목을 얻는 데 돈을 쓴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2년간 13∼14건의 북한 관련 사건을 조사했다면서 이는 제재를 회피하고 경화를 구하려는 북한의 욕구를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데머스 차관보는 북한이 중국의 도움을 받고 있을 수 있다는 견해를 밝혔다.

그는 중국은 북한의 돈세탁을 돕는 등 사이버 작전을 일부 지원하며 중국의 사이버 인프라를 통한 지원도 이뤄진다고 주장했다. 그는 "중국 측의 전문지식 공유와 교육 측면에서 지원이 있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빅터 차 CSIS 한국석좌는 북한의 사이버 능력을 처음 파악할 당시 해커 훈련이 테러 담당 부서에서 이뤄져 북한이 사이버 역량을 파괴적 수단으로 사용할 것을 우려했지만, 현재 외화 절도에 해킹 능력을 사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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