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M, IT인프라 사업부 분사하기로…"클라우드·AI에 집중할 것"

입력 2020-10-09 08:23
IBM, IT인프라 사업부 분사하기로…"클라우드·AI에 집중할 것"

분사 소식에 IBM 주가는 6% 상승



(샌프란시스코=연합뉴스) 정성호 특파원 = 정보기술(IT) 기업 IBM이 IT 인프라 사업부를 분사하고 클라우드 컴퓨팅, 인공지능(AI)처럼 더 빠르게 성장하는 사업에 집중하기로 했다고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IBM은 이날 고객사의 IT 인프라를 관리하는 사업부를 분사해 새로운 상장 기업으로 만들겠다고 발표했다.

IT 인프라 사업부는 이 회사의 매출액과 인력의 거의 4분의 1을 차지한다. 지난해 이 회사 연간 매출액 771억5천만달러(약 88조8천억원) 중 IT 인프라 사업부가 190억달러(약 21조9천억원)를 벌어들였고 전체 직원 35만2천600명 중 약 9만명이 여기서 일하고 있다.

그러나 고객사들이 클라우드 컴퓨팅을 수용하면서 사업은 쪼그라들고 실적 개선의 걸림돌이 돼 왔다.

WSJ은 이번 조치를 두고 109년 역사의 IT 개척자인 IBM이 계획 중인 최대 규모의 사업 접기라고 평가했다.

시장은 IBM의 분사 결정을 반겼다. 이날 뉴욕 증시에서 IBM의 주가는 전날보다 5.94% 상승했다.

IBM의 주가는 올해 들어 전날까지 7% 하락한 상태였다. 이는 올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많은 기업이 재택근무로 전환한 데 힘입어 올해 초 이후 주가가 70% 이상 오른 아마존이나 30% 이상 상승한 마이크로소프트 같은 클라우드 시장의 경쟁자들과 견줘 저조한 성적이다.

창업 100년을 넘긴 IBM은 그동안에도 핵심 사업을 끊임없이 변경하며 더 수익성이 높은 시장으로 옮겨왔다.

1980년대 IBM PC를 출시하며 PC의 대명사가 됐지만 2005년 중국 레노버에 이 사업을 매각했다. 2015년에는 반도체 설계만 하는 '팹리스'로 변신하겠다며 설계는 계속하되 제조는 반도체 위탁생산 업체 글로벌파운드리에 넘겼다.

WSJ은 "하지만 이들 거래 중 어떤 것도 이날 발표된 분사만큼 규모가 큰 것은 없었다"며 이번 분사 조치가 "미국의 가장 오래되고 가장 상징적인 IT 기업 중 한 곳의 체질을 근본적으로 바꿀 것"이라고 지적했다.

IBM은 최근 몇 년 새 고전을 겪었다. 8년간 매출액은 25% 감소했다.

이번 분사는 또 지난 4월 최고경영자(CEO)에 취임한 아빈드 크리슈나가 규모를 공개하지 않은 인력 구조조정을 한 차례 단행한 뒤 내놓은 것이기도 하다.

크리슈나 CEO는 이전에 IBM의 클라우드 사업과 인지 소프트웨어 사업부를 이끌던 인물이다.

sisyph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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