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지리아 경찰 강도 잡으랬더니 시민 상대로 강도질

입력 2020-10-05 11:05
나이지리아 경찰 강도 잡으랬더니 시민 상대로 강도질

고급 승용차 타고 다니는 17~30세 남성들 타깃

민간인 복장하고 검문검색하는 척하며 시민들 갈취

무장강도특별대응팀(SARS) 등 특별조직 업무 축소



(서울=연합뉴스) 홍준석 기자 = 나이지리아에서 강도와 납치 등 강력범죄를 예방하기 위해 만들어진 무장강도 특별대응팀(SARS)이 오히려 시민들의 금품을 갈취하고 공갈·협박을 일삼은 것으로 드러났다.

나이지리아 경찰은 4일(현지시간) SARS와 경찰 내 다른 특별조직들이 시민갈취의 수단으로 이용했던 검문검색을 금지했다고 영국 BBC 방송 등이 보도했다.

이는 최근 SARS 요원 2명이 민간인 공범 1명과 함께 시민들의 돈을 뺏고 협박한 것으로 조사된 데 따른 조치다.

경찰은 이어 "이들이 근무복이 아닌 일반인 복장을 하고 모든 범행을 저질렀다"면서 근무 중에 반드시 제복을 착용하고 승인된 장비들만 사용하게끔 조처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SARS는) 강도와 납치 등 강력범죄를 예방하는 데에 집중해야 한다"면서 "간부들에게도 책임이 있다"고 덧붙였다.

전날 나이지리아 라고스주에서는 SARS 요원들이 젊은 남성을 향해 총을 쏴 숨지게 하는 일도 있었다.

이에 나이지리아에서는 SARS 해산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많은 누리꾼들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SARS 해산'(#EndSARS)이라고 해시태그를 달아 글을 올리고 있다.

한편 국제인권단체 앰네스티 인터내셔널은 지난 6월 SARS 요원들이 용의자들로부터 자백을 받아내기 위해 고문이나 가혹행위를 한다는 의혹도 제기했다.

앰네스티는 2017년 1월부터 2020년 5월까지 SARS가 불법행위를 82차례 저질렀다면서 찢어진 청바지를 입거나 문신을 하고 고급 승용차를 몰고 다니는 17∼30세 젊은 남성을 주요 범행 대상으로 삼았다고 주장했다.



honk0216@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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