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미국의 '여행 재고' 경보에 위상 하락 우려

입력 2020-09-16 11:19
홍콩, 미국의 '여행 재고' 경보에 위상 하락 우려

두달여 만에 여행경보 1단계 격상…8월 관광객 전년 대비 100% 감소



(홍콩=연합뉴스) 윤고은 특파원 = 홍콩이 미국의 '여행 재고' 경보 발령에 따른 국제적 위상 하락을 우려하고 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16일 보도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국경을 넘는 자유로운 왕래가 사실상 차단된 상황이긴 하지만, 미국의 여행경보가 다른 나라에도 영향을 끼칠 수 있고 장기적으로 홍콩의 이미지를 훼손한다는 우려다.

앞서 미 국무부는 14일(현지시간) 홍콩을 포함해 중국에 대한 여행경보를 3단계인 '여행재고'로 조정한다고 밝혔다.

중국에 대한 여행경보는 '여행금지'에서 1단계 낮아진 것이지만, 홍콩에 대한 여행경보는 '강화된 주의'에서 1단계 올라간 것이다.

미국 국민에 대한 국무부의 여행경보는 4단계로 나뉘는데 일반적 사전주의, 강화된 주의, 여행재고, 여행금지 순이다.

미국은 지난 6월 홍콩에 대해 '강화된 주의' 경보를 발령했으나 두달여 만에 경보를 1단계 올렸다.

국무부는 지난 6월30일 홍콩 국가보안법(홍콩보안법)이 시행되면서 "홍콩에서 미국 시민은 제기된 혐의에 대한 설명이나 영사관 접근이 허용되지 않은 채 구금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국무부는 그러면서 "홍콩에 머무는 미국 시민은 주변 환경에 각별한 주의를 기울여야하고 시위를 피해야한다"고 당부했다.

SCMP는 일부 홍콩 정치인들 사이에서 이러한 미국의 여행경보가 홍콩의 세계적 위상을 해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또한 아시아 상황에 대해 잘 아는 미국 시민들은 더 이상 홍콩을 중국과 다른 곳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홍콩 관광업계 관계자는 이번 여행경보 격상으로 해외여행이 다시 자유화되면 미국 관광객이 10%는 줄어들 것이라고 예상했다.

지난해 홍콩을 찾은 미국 관광객은 110만 명으로 전체 관광객의 2%, 장거리 관광객의 28%를 차지했다.

한편, 홍콩관광청은 지난 8월 홍콩을 찾은 관광객이 전년 동기 대비 99.9% 감소한 4천449명을 기록했다고 15일 발표했다.

또 지난 1~8월 홍콩을 찾은 관광객은 전년 동기 대비 91.9% 감소한 354만명으로 집계됐다.

홍콩관광청은 코로나19로 세계 관광업계의 지형이 바뀐 만큼 향후 고수익의 MICE(기업 회의·포상관광·컨벤션·전시회)를 유치하는 데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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