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2차 북미회담 정해지자 '곧 만나자' 친필 적어 친서"
우드워드 신간 "다른 친서들은 타이핑…'당신의 친구 트럼프'로 서명도"
김정은, 동창리 폐쇄 합의 남북정상회담 전 친서 보내 단계적 방안 제시
(워싱턴=연합뉴스) 백나리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차 북미정상회담에 대한 기대감으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친필로 쓴 친서를 보낸 것으로 전해졌다.
12일(현지시간) 연합뉴스가 입수한 '워터게이트' 특종기자 밥 우드워드의 신간 '격노'의 일부 내용을 보면 트럼프 대통령은 2019년 1월 18일 김 위원장에게 친서를 보내 "우리는 아주 역사적인 것을 함께 하고 있다"면서 "곧 만나자"라고 썼다.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이 미국을 방문해 2차 북미정상회담을 확정 지은 날이다. 김 부위원장의 귀국길에 들려 보낸 친서로 추정된다.
우드워드는 "타이핑되고 '진심을 담아'(Sincerely)라고 서명된 다른 친서들과 달리 이것은 트럼프의 검은색 사인펜으로 손수 적은 것이었고 '당신의 친구, 도널드 J. 트럼프'(Your friend, Donald J. Trump)라고 서명됐다.
친서 전문을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썼다는 뜻인지는 불분명하지만 최소한 '우리는 아주 역사적인 것을 함께 하고 있다. 곧 만나자'는 대목은 트럼프 대통령이 손수 썼다는 뜻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2018년 12월 28일 김 위원장에게 보낸 친서로 "당신과 같이 양국(북미) 간에 대단한 일이 성취될 수 있다는 것을 의심하지 않으며 그렇게 할 수 있는 유일한 두 정상은 당신과 나"라며 베트남 하노이와 태국 방콕을 2차 북미정상회담 장소로 거론했다.
열흘여만인 2019년 1월 8일에는 김 위원장의 생일을 맞아 축하 친서를 보냈다. 그러고 나서 열흘 만에 2차 북미정상회담 성사에 맞춰 친필로 적은 친서까지 보내며 기대감을 표명한 셈이다.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 이후 2018년 9월 6일에 김 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가장 길고 구체적인 친서를 보내 비핵화에 조건을 걸기 시작했다고 우드워드는 썼다.
김 위원장이 친서에 "우리는 핵무기연구소나 위성발사구역의 완전한 폐쇄, 그리고 핵물질 생산시설의 불가역적 폐쇄와 같이 단계적 방식으로 한 번에 하나씩 의미 있는 조처를 하고 싶다"고 썼다.
열흘여 뒤인 2018년 9월 19일 남북정상회담에서 서해위성발사장으로 불리는 북한의 동창리 엔진 시험장과 미사일 발사대를 유관국 전문가 참여하에 영구 폐쇄하는 방안이 합의됐다. 당시 미국의 상응조치에 따라 영변 핵시설의 영구폐기와 같은 추가 조치를 하기로 했다고 문재인 대통령이 설명했다.
이틀 뒤인 2018년 9월 21일 김 위원장은 친서를 보내 "각하에 대한 나의 신뢰와 존경은 절대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남북 간 합의에 대한 언급이 친서에 있었는지는 우드워드의 책에 따로 기술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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