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5년전 연설로 미 압박 대응…'마르크스 정치경제학' 강조

입력 2020-08-16 15:25
시진핑 5년전 연설로 미 압박 대응…'마르크스 정치경제학' 강조

중 공산당 이론지, 최신호에 과거 연설 게재하며 극복 의지 밝혀

"소득 재분배와 도농격차 해소해 사회주의와 시장경제 잘 결부시켜야"



(베이징=연합뉴스) 심재훈 특파원 = 중국에 대한 미국의 압박이 전방위로 거세지는 가운데 중국 공산당이 시진핑(習近平) 국가 주석의 과거 연설을 꺼내 들어 난관 극복을 주문하고 나섰다.

시 주석은 당시 연설에서 중국식 국유 및 공유제를 앞세우며 마르크스 정치경제학의 실천을 강조했다.

이런 주문은 미국 고위 관리들이 최근 시 주석의 통치 정당성을 부인한 채 '공산당 총서기'로만 부르고 중국을 공산당이 통치하는 권위주의 체제로 격하하는 가운데 나와 주목된다.

16일 인민일보(人民日報)에 따르면 중국 공산당 이론지 '치우스'(求是)는 시 주석이 지난 2015년 11월 제18기 중앙정치국 집단학습에서 했던 이 연설을 최근호에 실으며 중국만의 제도 견지를 강조했다.

시 주석은 이 연설에서 "정치경제학은 마르크스 정치경제학을 근본으로 삼아야지 다른 경제 이론을 채택해서는 안 된다"면서 "중국 공산당은 마르크스 정치경제학을 개혁개방과 결부해 끊임없이 발전 시켜 왔다'고 밝혔다.

시 주석은 "세계 경제의 변화 속에 중국경제를 잘 운영할 수 있는지가 중국 공산당에 중요한 도전"이라면서 "복잡한 국내외 경제 정세와 다양한 경제 현상에 직면해 마르크스 정치경제학을 학습하는 것은 사회주의 시장경제를 고양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시 주석은 "공유제의 주체적인 지위를 흔들어서는 안 되고 국유 경제의 주도적인 역할에 문제가 생겨도 안 된다"면서 "다만 국민 소득 재분배와 도농 격차 등을 해소해 사회주의 기본 제도와 시장 경제를 잘 결부시켜야 한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대외 개방이라는 기본 정책을 유지하면서 국내와 해외 시장을 잘 이용해 상생 협력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면서 "중국의 발전 이익을 단호히 지키고 각종 위험을 적극적으로 막아내 국가 경제의 안전을 수호해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은 지난달 23일(현지시간) '중국 공산당과 자유 세계의 미래'를 주제로 연설하면서 "시진핑 총서기는 파산한 전체주의 이념의 진정한 신봉자"라고 비판했다.

미국 국무부도 중국을 설명하는 자료에 "중국은 중국 공산당이 통치하는 권위주의 체제이며 시진핑은 공산당의 총서기"라고 표현했다.

전문가들은 시 주석에 대한 미국 고위 당국자들의 호칭 변화에 대해 미중 갈등 상황을 반영함과 동시에 시 주석 통치를 이치에 맞지 않는 것으로 해 중국 공산당과 인민 사이의 틈을 벌리려는 의도가 깔린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president2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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