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어도 되나…중 기업, 북극권 금광 인수에 캐나다 '시끌'

입력 2020-07-27 11:15
믿어도 되나…중 기업, 북극권 금광 인수에 캐나다 '시끌'

(서울=연합뉴스) 구정모 기자 = 화웨이 멍완저우(孟晩舟) 부회장 체포를 계기로 캐나다와 중국간 관계가 악화된 가운데 캐나다에서 중국 기업의 금광 인수 움직임에 반대 여론이 거세게 일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캐나다 야당 등은 전략적 광물에 대한 중국의 지배력이 확대되는 것을 억제하기 위해 중국 산둥황금(山東黃金)의 '티맥(TMAC) 리소스' 인수를 막아달라고 최근 쥐스탱 트뤼도 정부에 요청했다.

티맥은 북극권 북쪽 120마일(193㎞)에 있는 금광을 보유한 업체로, 최근 중국 산둥성 지방정부가 지배하는 산둥황금이 이 회사를 인수하기 위한 절차를 밟고 있다.

티맥의 주주와 중국 당국은 이미 이번 인수안을 승인했으나 거래가 성사되려면 캐나다 정부의 심사를 거쳐야 한다.

즉 캐나다 정부가 외국 국영기업의 자국 회사 인수가 국가 안보에 위협이 된다고 판단하면 이를 불허할 수 있다.

트뤼도 정부는 이번 인수건에 대해 아직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은 채 침묵하고 있다.

산둥황금은 이번 인수가 티맥의 '상업적 잠재력' 때문이라고 추진 이유를 밝혔지만 인수 목적 자체를 의심하는 시각도 있다.

미국 싱크탱크인 국제전략문제연구소(CSIS)의 헤더 콘리 연구원은 "티맥 인수와 같은 개별 거래는 처음에 볼 땐 별문제가 없어 보이지만 중국이 북극해 접근권을 확대하고 광업과 같은 산업에서 지배력을 확립해나가는 차원으로 보면 의심스럽다"고 말했다.

특히 중국은 북극권에서 900마일(1천448㎞) 떨어져있지만 '북극 인접 국가'라며 북극이사회 옵서버 자격을 획득하고 북극권 지역에서 존재감을 계속 키워온 상황이다.

여기에 캐나다가 멍완저우(孟晩舟) 화웨이 부회장을 체포하고 중국이 이에 대한 보복성으로 캐나다인 2명을 간첩혐의로 체포해 양국 관계가 악화한 상황에서 이번 인수가 역풍을 맞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은 전했다.

캐나다 여론조사 기관 나노스 리서치가 지난 13일 공개한 설문 결과에 따르면 캐나다인 상당수는 중국 투자자들의 캐나다 기업 인수를 막고 중국 정부 관리들의 입국을 거부하는 식으로 중국을 응징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

그러나 티맥은 이번 인수가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이다.

티맥 최고경영자(CEO) 제이슨 닐은 "이번 인수안이 승인되지 않으면 부채를 상환하고 영업을 이어나갈 자본 확충 방안이 거의 없다"고 우려했다.

티맥 광산이 보유한 매장량은 상당하지만 지리적인 특성 때문에 개발비가 많이 드는 것으로 알려졌다.

제이슨 닐은 "우리가 76개 기업을 접촉했음에도 유일하게 입찰에 참여한 회사가 산둥황금밖에 없는 이유"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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