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보도규정 위반"…중국 관영매체 기자 2명 추방

입력 2020-07-03 09:56
대만 "보도규정 위반"…중국 관영매체 기자 2명 추방

둥난위성TV 2명 기자증 연장 거부·비자 중지…CCTV 등도 영향 관측



(상하이=연합뉴스) 차대운 특파원 = 중국 본토와 대만의 관계가 날로 악화하는 가운데 대만이 중국 관영 매체 기자들을 사실상 추방하는 강경 조치에 나섰다.

3일 중앙통신사 등 대만 언론에 따르면 추추이정(邱垂正) 대만 대륙위원회(한국의 통일부 해당) 대변인은 전날 브리핑에서 대만에 주재 중인 중국 둥난(東南)위성TV 기자 2명에게 3일까지 출경하라고 요구했다고 밝혔다.

대만 정부가 출경 통보를 받은 둥난위성TV 기자 2명에게 발급한 기존 기자증은 각각 6월 30일과 7월 2일 만료됐다.

주관 부처인 대만 문화부는 대만 주재 규정을 위반했다면서 이들의 기자증 연장을 거부했다.

이어 출입경 당국인 이민서는 이들의 입경허가증(비자)을 취소하고 3일까지 출국하라고 통보했다.

대만 당국은 중국 관영 매체들이 허가 범위를 넘어 대만에서 자체 스튜디오를 운영하면서 민감한 정치 평론 프로그램을 운영한 것을 문제 삼았다.

대만에는 현재 중국중앙(CC)TV를 비롯한 10개 관영 매체 기자가 주재하며 취재 활동을 하고 있다.

최근 대만에서는 중국 관영 매체들이 대만 스튜디오에서 정치 평론 성격의 대담 방송을 진행하면서 일방적으로 중국의 정치적 입장을 설파하는 것을 비판하는 여론이 급부상했다.

중국 관영 매체들이 대만 스튜디오에서 진행하는 양안 시사 프로그램은 중국 진행자가 주도하고 대만인 전문가 패널들이 보조적으로 견해를 밝히는 방식으로 진행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향후 대만 당국이 CCTV 등 다른 중국 관영 매체 기자들의 기자증이 만기가 도래하는 시기가 되면 이번과 같이 기자증 연장을 불허하는 방식으로 중국 취재진을 추가로 추방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ch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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