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 찍지 마세요"…미국서 진보 딸이 공화당 부친 낙선운동
미시간주 하원 공화당 예비후보 아버지 "딸은 공산주의 빠져…의견 달라"
(서울=연합뉴스) 홍준석 기자 = "미시간주에 사는 18세 이상 유권자라면 아버지에게 투표하지 말아 주세요."
미국 미시간주에서 한 연방하원 공화당 예비후보의 딸이 트위터를 통해 아버지 낙선 운동을 벌여 화제라고 미 의회전문매체 더힐이 2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시간주 73번 지역구 의원으로 출마하고자 경선에 도전한 로버트 리건 후보의 딸 스테퍼니 리건은 전날 트위터에 이같은 글을 올리고는 '트친'들에게 "모두에게 전파해달라"고 부탁했다.
스테퍼니는 다음날 또 트윗을 올려 "아버지의 신념에 대한 추가 정보를 나누려니 불안하다. 그러니 검색해서 스스로 읽어봐 달라"고 요청했다.
스테퍼니가 올린 글은 이틀 동안 '좋아요' 17만7천여회를 받으면서 온라인에서 화제가 됐다.
딸의 공개 낙선 운동에 아버지는 이날 오후 페이스북에 장문의 성명을 올려 "(딸이) 반대 생각을 공개적으로 말할 수 있을 만큼 우리 관계에 믿음을 갖고 있다는 데 행복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더힐과의 인터뷰에서 구조적 인종차별주의, 백인 특권, '흑인 목숨도 소중하다'(BLM) 등의 사안을 두고 평소 딸과 견해차가 있었다며 딸이 공개 트윗이 완전히 놀랄 일은 아니었다고 말했다.
그는 딸이 진보 성향 대학인 콜로라도대 볼더캠퍼스에 다닌다며 "알다시피 여기 학생들은 마르크스주의와 공산주의 사상에 빠져들고, 딸아이와 나는 사회주의와 공산주의, 마르크스 철학 문제에 있어서 의견이 다르다"고 설명했다.
딸의 공개 낙선 운동에 대한 심경을 묻자 그는 "딸은 미국의 구조적 인종차별 문제에 대해 확고한 신념을 갖고 있지만 나는 전혀 동의하지 않는다"고 에둘러 답했다.
다만 "우리가 해결해야 할 과제가 없다는 뜻은 아니다"며 "소위 말하는 '부유한 기독교 백인 남성'에 해당해 사람들은 나를 특정한 방향으로 바라보는데 이게 항상 좋은 것은 아니다. 사람은 누구나 각자 넘어야 할 난관이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20년 동안 역대 그 어느 대통령보다 흑인 공동체를 위해 많은 일을 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스테퍼니가 트윗을 올린 이후 아직 한번도 대화하지 않았으나 "자신의 견해를 표현하고 말하고자 하는 데 대해 기쁘다"고 재차 밝혔다.
리건은 공화당 후보 경선에 도전장을 내민 3명 중 한명으로, 영어를 미시간주 공식 언어로 지정하고 이민과 낙태를 제한하자는 등의 공약을 내세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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