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서방 노선 유지냐, 러시아와 밀착이냐…몬테네그로 총선 실시

입력 2020-08-30 18:25
친서방 노선 유지냐, 러시아와 밀착이냐…몬테네그로 총선 실시

30년 장기 집권 사회민주당 권력 수성 여부 촉각

여야 간 박빙 승부 예상…EU 가입 추진에도 영향



(로마=연합뉴스) 전성훈 특파원 = 인구 62만명의 발칸반도 소국 몬테네그로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위기 속에 30일(현지시간) 총선 투표에 들어갔다.

오전 5시 개시된 투표는 유권자의 마스크 의무 착용, 투표소 안팎의 안전 거리 유지 등 엄격한 방역 지침 속에 치러지고 있다.

이번 총선의 최대 관심은 밀로 주카노비치 대통령이 이끄는 여당 사회민주당(DPS)이 다수당 지위를 지켜 30년간의 장기 집권 체제를 유지하느냐다.

몬테네그로는 1992년 옛 유고연방이 해체될 때 세르비아와 신유고연방을 결성했다가 2006년 분리·독립했다.

그 한 가운데에는 항상 주카노비치가 있었다. 그는 옛 유고연방 해체 시점에 집권해 한번도 권력을 놓지 않았다.

1991년 29세의 나이에 총리가 된 이래 지금까지 총리 6차례, 대통령 2차례를 지내며 정계를 좌지우지한 인물이다.

그는 신유고연방에서 독립한 뒤 줄곧 친서방 외교 노선을 걸었고, 이는 2017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가입으로 이어졌다.

그의 다음 목표는 유럽연합(EU) 가입이지만 정권 유지를 위한 안팎의 여건은 녹록지 않다.

우선 러시아와 세르비아의 지원을 받는 야권의 도전이 거세다.

3주 전 실시된 총선 지지도 조사에서도 DPS가 32.4∼38.2%를 득표해 1위 자리를 지키긴 하겠으나 과반에는 한참 못미칠 것으로 예상됐다.

dpa 통신은 이번 총선이 1990년 몬테네그로에 다당제 민주주의 시스템이 도입된 이래 가장 근소한 격차의 선거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장기 집권 속에 점차 강해진 권위주의적 통치와 부정부패 등으로 DPS에 대한 지지가 예전같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DPS는 2016년 총선에서도 41.42%를 득표해 총 81석 가운데 36석을 가져오는데 그쳤다.

여론조사 결과를 고려하면 DPS가 승리한다해도 야당과의 연립정부 구성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로는 가능성이 크지 않지만 DPS 입장에서는 야권 연합으로 30년 만에 정권을 내주는 최악의 상황도 상정해야 한다.

코로나19 확산 와중에 치러지는 이번 총선의 최대 변수는 투표율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변화를 열망하는 젊은 유권자가 투표소에 나오지 않으면 결과적으로 DPS에 유리한 결과가 나올 수 있다.

전체 유권자 수는 54만1천여명으로 전체 인구의 87%다.

luc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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