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사회적 거리 두기 완화…실업률 5.9%로 올라(종합)

입력 2020-06-16 20:27
홍콩, 사회적 거리 두기 완화…실업률 5.9%로 올라(종합)

모임 인원 제한 '8인→50인'…결혼 피로연도 허용

실업률,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보다 높아



(홍콩=연합뉴스) 안승섭 특파원 = 홍콩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이 소강상태에 접어들면서 홍콩 정부가 사회적 거리 두기 정책을 단계적으로 완화하기로 했다.

16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에 따르면 코로나19 대응을 위해 이달 18일까지 모임이나 집회 허용 인원을 '8인 이하'로 제한했던 홍콩 정부는 19일부터 허용 인원을 '50인 이하'로 대폭 완화할 방침이다.

식당 내 고객 수에 제한을 두던 것도 철폐하기로 했으며, 노래방의 1개 객실당 수용 인원도 기존 8인에서 16인으로 늘린다.

술집, 나이트클럽 등의 1개 테이블당 수용 인원은 4인에서 8인으로 확대한다. 다만 이들 시설 내 테이블 간 거리는 1.5m를 유지해야 한다.

그동안 금지했던 술집 내 공연과 결혼 피로연 등도 다시 허용했다. 다만 공연자는 마스크를 착용하거나 관객과 거리를 유지해야 한다.

캐리 람(林鄭月娥) 홍콩 행정장관은 "경제 상황 등을 고려해 사회적 거리 두기 정책을 완화하기로 했지만, 베이징이나 다른 국가의 사례에서 보듯 지역 내 감염이 재발하지 않도록 신중하게 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홍콩에서는 코로나19 지역 내 감염이 발생하지 않았으며, 누적 확진자 수는 1천112명을 기록했다. 이 가운데 4명이 사망했다.

홍콩은 올해 1분기 국내총생산(GDP) 잠정치가 작년 동기 대비 8.9%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할 정도로 경기침체가 극심해 최근 들어 사회적 거리 두기 정책을 점차 완화하고 있다.

이날 발표된 홍콩의 지난달 실업률은 5.9%로 전월보다 0.7%포인트 상승했다. 실업자 수는 23만400명으로, 전월보다 2만7천900명 늘었다.

이는 2005년 상반기 이후 15년 만에 가장 높은 실업률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의 5.5%보다 더 높은 수치이다.

홍콩의 실업률은 지난해 9월 2.9%로 저점을 찍은 후 계속 상승하고 있으며, 일부에서는 이달 실업률이 6%를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다만 이는 2003년 6월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대유행 당시 기록한 홍콩 역사상 최악의 실업률인 8.5%보다는 낮은 수치이다.

지난 1월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문을 닫았던 홍콩 오션파크는 지난 13일 재개장했으며, 홍콩 디즈니랜드는 오는 18일 재개장한다.

다음 달 15일부터 21일까지는 코로나19 확산 후 최초의 대형 행사인 '홍콩 북 페어'가 열린다. 지난해 이 행사에는 100만여 명이 방문했다.

한편 홍콩 정부는 출산 장려 등을 위해 기존 10주였던 출산휴가를 14주로 늘리고, 출산휴가 기간에 받을 수 있는 급여 상한액도 올릴 방침이라고 밝혔다.

ssah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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