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RW "태국 반체제 인사, 도피 중인 캄보디아서 납치돼"

입력 2020-06-05 18:21
HRW "태국 반체제 인사, 도피 중인 캄보디아서 납치돼"

거리에서 무장 괴한들이 차에 태워…"'숨 못 쉬겠다' 비명"



(방콕=연합뉴스) 김남권 특파원 = 태국의 반체제 인사가 도피 중인 캄보디아에서 납치됐다고 국제인권단체인 휴먼라이츠워치(HRW)가 5일 주장했다.

HRW는 이날 발표문에서 목격자들과 감시 카메라에 찍힌 영상에 따르면 전날 오후 6시께 태국의 반체제 활동가인 완찰레암 삿삭싯(37)이 캄보디아 수도 프놈펜의 아파트 앞 인도를 걸어가다가 무장한 괴한들에 의해 납치됐다고 언급했다.

괴한들은 완찰레암을 검은 차량에 태워 어디론가 데려갔다고 HRW는 말했다.

납치 당시 완찰레암과 통화 중이었던 동료는 통화가 끊어지기 전 그가 "숨을 쉴 수 없다"며 비명을 지르는 걸 들었다고 HRW는 전했다.

이와 관련, 캄보디아는 물론 태국 정부도 언론의 확인 요청에 응하지 않고 있다면서 "캄보디아 정부는 시급히 완찰레암의 소재를 파악해 그의 안전을 보장해야 한다"고 HRW는 촉구했다.

완찰레암은 탁신 친나왓 전 총리 지지 세력인 '레드셔츠'가 구성한 '독재저항민주전선연합'(UDD)과 연계된 저명한 반체제 활동가로, 2014년 태국에서 쿠데타가 발발하자 캄보디아로 도피했다.

그는 도피 중에도 소셜미디어로 태국 정부를 비판해 왔으며, 납치 하루 전(3일)에도 쁘라윳 짠오차 총리를 비판하는 영상을 페이스북에 올렸다고 HRW는 전했다.

태국 당국은 2014년 쿠데타 이후 인근 국가로 도피한 반체제 인사들을 체포하기 위해 라오스, 캄보디아, 베트남 정부에 거듭 신병 인도를 요구해 왔다.

언론과 관련 단체에 따르면 인근 국가로 도피한 반체제 인사 중 최소 8명이 행방불명 됐고, 이 중 몇 명은 사망한 채 발견됐다.

sout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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