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 대학, 코로나 사태로 '로봇' 대리 졸업식 제안

입력 2020-06-03 10:44
수정 2020-06-03 10:45
말레이 대학, 코로나 사태로 '로봇' 대리 졸업식 제안

졸업 예정자들 "기다릴 수 있으니 직접 참석하게 해달라"

(자카르타=연합뉴스) 성혜미 특파원 = 말레이시아의 한 대학교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졸업식을 할 수 없자 로봇을 이용해 대리 졸업식을 하자는 아이디어를 내놓았다.



3일 마이메트로 등에 따르면 술탄자이날아비딘대학교(UniSZA)는 로봇 대리 졸업식을 어떻게 할지 보여주는 동영상을 제작해 유튜브를 통해 공개했다.

졸업식 가운과 학사모를 착용한 로봇 두 대가 얼굴 부위 화면에 졸업생의 얼굴을 띄운 뒤 졸업장을 대신 받았다.

'나심'(Naseem)과 '시바'(Seeba)라는 이름의 이들 로봇은 바퀴가 달려 이동할 수 있다.

대학 측은 "로봇 대리 졸업식은 판타지가 아니라 실제 가능하다"며 "학생들 의견을 수렴해 졸업식 계획을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말레이시아의 국공립대학들은 코로나19 사태로 올해 졸업식을 내년으로 연기하라는 권고를 받았다.

말레이 한 대학, 코로나 사태로 '로봇' 대리 졸업식 제안

술탄자이날아비딘대학교의 로봇 대리 졸업식 아이디어는 국내외의 관심을 받았지만, 졸업 예정자들은 "농담하느냐"며 부정적 반응을 쏟아냈다.

한 학생은 "학위 취득을 위해 4년 동안 고군분투했다. 로봇이 내 졸업장을 대신 받게 할 수는 없다"며 "올해 졸업식을 할 수 없다면, 내년까지 기다릴 수 있다"고 반대 의견을 내놓았다.

또 다른 학생도 "나는 1년, 2년, 3년도 기다릴 수 있으니 직접 졸업장을 받게 해달라"고 요구했다.



말레이시아의 코로나19 확진자는 전날 20명이 추가돼 총 7천877명이고, 사망자는 총 115명이다.

말레이시아는 3월 18일부터 이동제한령을 발동, 필수업종을 제외한 모든 사업장 문을 닫고 시민들이 생필품 구매를 제외하고는 외출을 못 하도록 막았다.

무장 군인과 경찰을 동원한 엄격한 단속 결과 4월 중순부터 일일 신규 확진자 수가 100명 이하로 줄자 5월 4일부터 이동제한령을 상당 부분 완화하고, 경제활동 대부분을 재개한 상태다.

noano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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