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연안 좌초 한국 어선, 9년 만에 한국행…"해체 후 운반"(종합)

입력 2020-06-02 17:10
러시아 연안 좌초 한국 어선, 9년 만에 한국행…"해체 후 운반"(종합)

한국 코리아쌀베지, 해제작업 맡아…오는 9월께 완료될 듯

(블라디보스토크=연합뉴스) 김형우 특파원 = 2011년 선상에서 발생한 화재로 러시아 극동 추코트카주(州) 연안에 좌초한 한국 어선이 현장에서 해체돼 한국으로 옮겨진다.



2일 인테르팍스 통신 등에 따르면 로만 코핀 추코트카 주지사는 최근 자신의 SNS를 통해 "2011년 어려움에 빠졌던 한국 트롤 어선 '오리엔틀 에인절(Oriental Angel)'호(5천210t)가 올 여름 해체돼 한국으로 옮겨질 것"이라고 밝혔다.

코핀 주지사는 오는 20일 관련 전문가들이 사고 해역에 도착한다고 덧붙였다.

다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예방 차원에서 작업은 육지에 상륙하지 않은 채 실시된다고 강조했다.



코핀 주지사는 작업 전문가들이 러시아에 입국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준 유리 트루트녜프 부총리 겸 극동연방관구 대통령 전권대표에 감사를 표했다.

이번 작업은 세월호 선체 정리에도 참여한 한국의 구난업체인 코리아쌀베지가 주도한다.

코리아쌀베지는 1년여의 준비과정을 거쳐 50여명의 인력과 선박 4척, 해상크레인 등 대규모 작업 선단을 꾸렸다.

앞서 작업 선박 일부는 지난 1일 러시아를 향해 부산항을 출항했다.

오리엔틀 에인절호는 2011년 11월 베링해에서 명태 조업 중 불이 나 조난했다.

이후 추코트카 동부 아나디르스키 지역 인근 해안에 좌초된 상태로 놓여있다.

당시 이 사고로 선원 90명 가운데 1명이 사망했다. 나머지는 모두 구조됐다.

선박에 남은 1천여t의 기름이 유출되면 베링해 해양 생태계에 심각한 피해를 줄 것을 우려한 추코트카주는 한국 정부와 오리엔틀 에인절 선사 측에 줄곧 대책 마련을 요구해왔다.

코리아쌀베지 류찬열 대표는 "러시아 정부가 어선 처리 문제가 해결되지 않을 시 자국 수역 내 한국 어선의 명태 어획 쿼터 제한을 주장함에 따라 선사측이 어선 제거에 나선 것"이라고 설명했다.

류 대표는 그러면서 "파손된 어선을 그대로 예인하기는 어려워 현장에서 선체를 해체한 뒤 한국으로 운반할 예정"이라며 이르면 오는 9월 중순께 작업이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vodcast@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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