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여파, 중국 저소득층 일자리 타격 심각"
SCMP "최저임금 수준 노동자들 잠재적 재난에 직면"
(선양=연합뉴스) 차병섭 특파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중국 경제가 타격을 받은 가운데, 특히 저소득층 일자리 안정성 문제가 심각하다고 홍콩매체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전했다.
15일 SCMP에 따르면 중산층의 경우 씀씀이를 줄이면서 버틸 수 있지만, 이미 최저수준의 임금을 받고 있던 사람들은 잠재적 재난에 직면하고 있다.
지난달 중국 국가통계국 발표에 따르면 중국의 2월 도시지역 실업률은 2016년 관련 통계 발표 시작 후 최고치인 6.2%를 찍었고, 3월에도 5.9%를 기록했다.
게다가 중국의 공식 실업률은 주요 도시 31곳을 자료를 바탕으로 발표되는 만큼, 중소 내륙도시나 농촌지역의 상황은 더 심각하다는 우려가 나온다는 것이다.
경제 전문가 후싱더우는 "중국은 지역별 격차가 크다"면서 "대도시나 해안지역 주민은 정상적인 생활을 유지하려고 애쓰지만, 내륙과 빈곤 지역 사람들은 직장을 잃을 위험에 처해있거나 이미 잃었다"고 말했다.
펑리샹(38)씨는 중국 동부 빈곤지역인 산둥성 허쩌의 한 음식점에서 일하며 월 1천 위안(약 17만2천원) 정도를 벌어왔는데, 지난 2월 코로나19 여파로 가게가 문을 닫으면서 일자리를 잃었다.
펑씨의 남편은 일용직 노동자로 가끔씩 일거리를 구하고 있다. 이 때문에 펑씨는 8살 된 딸을 키우고 주택 관련 대출을 갚기 위해 공장·식당 등에서 새로운 일자리를 찾으려고 애쓰고 있지만 성공하지 못했다.
그는 "이처럼 어려운 줄 몰랐다"면서 "아이를 돌봐야 하는 만큼, 야간 근무만 아니면 돈을 적게 주거가 힘들어도 다 할 것이다. 단지 일자리가 필요하다"고 절박함을 표현했다.
중국 정부는 국내 경제를 소비와 서비스 분야 쪽으로 옮기려고 하지만, 중국 일자리의 상당 부분은 여전히 해외 수요와 직접적으로 관련이 있다.
이러한 가운데 해외가 감소하면서 수출에 의존하던 업체 노동자들의 일자리 안정성도 위협받고 있다.
차오진(39)씨는 코로나19로 격리생활을 하다가 직장인 광둥성 포산의 전자제품 부품공장으로 복귀했지만, 자신의 직무였던 생산라인 감독 대신 오후 6시부터 다음날 새벽 4시까지 주 5일 근무하는 일자리만 남아있다는 답을 들었다.
제시받은 임금도 기존의 25% 수준인 2천위안(약 34만2천원)이었다.
회사 측은 주문량이 절반으로 줄면서 생산라인을 10개에서 5개로 줄였고, 직원도 절반가량인 300명으로 줄였다.
차오씨는 회사를 그만두고 구직활동을 했지만, 역시 일자리를 구하지 못했다.
신용평가회사 피치레이팅스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중국 당국이 인프라 개발 촉진정책으로 해외수요 급감에 따른 잠재적 일자리 감소분을 일부 상쇄하겠지만, 감소분 전체를 상쇄하지는 못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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