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석탄소비 3년 만에 꺾였다…지난해 1.3% 줄어

입력 2020-05-03 07:11
전세계 석탄소비 3년 만에 꺾였다…지난해 1.3% 줄어

선진국 석탄발전 단계적 폐쇄 때문…미국 9%, 유럽 4% 감소



(서울=연합뉴스) 김준억 기자 = 선진국의 석탄발전 단계적 폐쇄 등에 따라 지난해 전 세계 석탄 소비량이 3년 만에 감소세로 돌아섰다.

3일 에너지 전문 컨설팅업체인 에너데이터(Enerdata)가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 석탄 소비량은 76억4천400만t으로 전년보다 1.3% 줄었다.

석탄 소비량은 2013년 79억8천200만t을 정점으로 2016년 76억1천500만t까지 3년간 감소세를 보였다.

그러나 2017년 76억7천900만t으로 반등했으며 2018년 77억4천400만t까지 증가했다.

보고서는 3년 만에 다시 감소세를 보인 것은 주요 선진국의 석탄발전 단계적 폐쇄와 에너지 다소비 국가들의 석탄 의존도 감소, 세계 주요 금융기관들의 석탄 투자 철회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했다.

주요 지역별로 보면 미국에서는 2018년 15GW 규모의 석탄발전소 폐쇄와 온실가스 배출기준의 강화, 발전용 천연가스 가격의 하락 등에 따라 석탄 소비가 전년 대비 9% 감소해 40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유럽에서는 강력한 기후 정책과 재생에너지 확대 등의 이유로 7년 연속 석탄 소비가 줄었다. 지난해 소비도 전년 대비 4% 감소했다.



프랑스를 비롯해 8개 유럽연합(EU) 국가들은 현재 약 22%를 차지하는 석탄발전을 2030년까지 단계적으로 폐쇄하기로 결정했다. 독일은 올해 1월 2030년까지 석탄발전소의 40%를 2038년까지는 모두 폐쇄하기로 한 법안을 가결한 바 있다.

반면, 아시아 지역에서는 중국의 철강, 시멘트, 화학 등 전력 다소비 업종의 수요 증가와 일본의 후쿠시마 원전 사고 여파에 따른 석탄발전소 22기 신설 계획 등으로 석탄 소비가 여전히 증가세를 보였다.

건설 중인 발전사업 현황을 보면 2030년까지 전 세계 추가 석탄발전 설비의 21%가 동결되거나 취소된 것으로 나타났다.

주요 사례를 보면 남아프리카공화국은 석탄 발전 비중을 현재 73%에서 2030년까지 45%로 낮출 계획이며 인도네시아는 20년 이상 가동한 석탄발전소를 신재생에너지로 대체할 계획이다.

호주는 63%에 이르는 석탄발전 비중을 2040년까지 모두 폐쇄하기로 했으며 인도는 석탄발전 비중을 72%에서 2030년까지 50%로 낮출 계획이다.

한국도 3월 석탄발전 60기 가운데 28기의 임시 셧다운을 시행한 바 있으며 신규 석탄발전소 건설 활동을 중단하는 에너지전환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아울러 에너지와 금융 분야 기업들도 석탄발전 사업과 투자 지원 철회를 시작했다.



미국의 전력·가스 공급회사인 PSEG는 2021년까지 2.4GW 규모의 석탄발전소 전부를 폐쇄하거나 매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PSEG의 스페인 측 파트너사 엔데사는 스페인과 포르투갈에 있는 자사 석탄 발전소를 2022년까지 50%, 향후 점진적으로 전부 폐쇄하기로 결정했다.

유럽투자은행은 2021년까지 천연가스를 포함한 화석에너지 프로젝트를 더는 지원하지 않겠다고 밝혔고 세계 최대 석탄사업 투자은행인 MUFG도 석탄 프로젝트에 대한 자금 조달 중단을 공언했다.

에너지업계 관계자는 "국내 석탄발전의 비중은 40% 이상으로 여전히 압도적"이라며 "사학연금과 국민연금, 교직원공제회 등 일부 기관 투자자를 제외한 대다수 금융기관이 국내외 석탄발전에 투자를 확대하고 있는 것은 재고해야 할 문제"라고 말했다.

justdust@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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