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크 쓴 미 시카고미술관 청동사자…'마스크 도난사고' 수난도
일리노이주 마스크 착용 의무화 맞춰 정책홍보…경찰 수사 중
(시카고=연합뉴스) 김현 통신원 = 미국 일리노이 주(州)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억제를 위해 1일(현지시간)부터 공공 장소에서의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한 가운데 시카고를 상징하는 유명 조형물에도 마스크가 씌워졌다.
미국 3대 미술관 중 하나로 손꼽히는 시카고 미술관(Art Institute of Chicago) 본관 앞의 청동사자와 시청사 데일리센터 광장의 15m 높이 피카소 조각상은 시카고 깃발로 만들어진 대형 마스크를 썼다.
미술관 측은 "로리 라이트풋 시카고 시장 측이 아이디어를 제안했다"며 많은 이들이 관심을 갖고 바라보는 명물에 마스크를 설치함으로써 '1일부터 공공장소에서 마스크 착용이 필수'라는 사실을 기억하도록 하려는 것"이라고 전했다.
시카고 미술관의 아이콘인 청동사자는 매년 크리스마스 시즌이면 목에 크리스마스 장식물을 걸고, 시카고를 연고지로 하는 스포츠 팀의 챔피언십 진출 또는 승리를 축하하기 위해 팀 상징 스포츠 기어로 특별 장식을 하기도 한다.
그러나 행정 당국의 정책 홍보를 위해 사용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라고 시카고 NBC방송은 전했다.
관리당국은 JB 프리츠커 일리노이 주지사의 마스크 착용 의무화 행정명령 발효를 하루 앞둔 지난 30일, 해당 조형물에 각각 마스크를 설치했다.
하지만 불과 수시간 만인 이날 밤 11시경, 미술관 청동사자에 씌워져 있던 마스크가 사라지는 사건이 벌어지기도 했다.
시카고 트리뷴에 따르면 미술관 보안요원은 경찰에 "두 남성이 검은색 승용차에서 내려 청동사자로 기어 올라간 후 마스크를 벗겨내고 사라졌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이와 관련 아직 체포된 사람은 없다"면서 계속 수사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미술관 측은 이번 사건에 대해 유감의 뜻을 표하고 "곧 마스크를 재제작해 다시 씌우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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