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 갇혔던 트럼프 '탈워싱턴' 시동…"다음주 애리조나 갈것"

입력 2020-04-30 08:09
백악관 갇혔던 트럼프 '탈워싱턴' 시동…"다음주 애리조나 갈것"

경제 재가동 맞춰 외부일정 재개…경합주 애리조나 방문 대선겨냥 포석도

CNN "담당자에 경제회복·코로나대응 노력 보여줄 출장 가능성 검토 지시"





(워싱턴=연합뉴스) 임주영 특파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대외 활동을 자제해왔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다음주 애리조나를 방문할 것이라고 29일(현지시간) 말했다.

연방 정부가 경제 정상화를 위한 계획을 가동하고 각 주(州) 정부가 경제 활동 재개에 나서거나 이를 검토 중인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이 서서히 외부 일정에 시동을 거는 모양새다.

블룸버그통신과 더힐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경제 활동 재개를 논의하기 위한 업계 경영자들과의 라운드테이블에서 "다음 주에 애리조나에 갈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하이오에도 곧 가기를 희망한다며 "우리는 움직이기 시작할 것이고 그리 멀지 않은 장래에 대규모 집회를 열고 사람들이 서로 옆에 앉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애리조나 방문 일정에는 보호 마스크를 만드는 제조공장 견학이 포함될 수 있다고 이 사안을 잘 아는 사람들이 말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다만 정확한 날짜가 정해지지는 않았다고 블룸버그는 부연했다.

블룸버그는 "트럼프 대통령은 코로나19로 인해 한 달 넘게 백악관에 갇혀있다"면서 그는 지난달 28일 해군 병원선 컴포트호의 뉴욕 출항식 참석을 위해 버지니아주 노퍽을 방문한 이후 워싱턴을 떠나지 않았다고 전했다.

현재 계획된 그의 출장은 6월 13일 미 육군사관학교 졸업식에 참석해 연설하는 것이 잡혀있다.

애리조나 방문은 대선을 앞둔 포석도 있어 보인다.

블룸버그통신은 11월 대선에서 애리조나는 주요 격전지 주(州)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보좌진들이 트럼프의 애리조나행을 고려하는 것은 우연이 아니라고 이 사안에 정통한 인사들이 말했다고 전했다.

애리조나는 과거 공화당의 텃밭이었지만, 최근 여론조사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민주당 대선 주자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에게 뒤지는 양상이라고 블룸버그는 설명했다.

애리조나는 플로리다, 펜실베이니아, 미시간, 노스캐롤라이나, 위스콘신과 함께 이번 대선의 주요 경합주로 꼽힌다.

오하이오주 역시 경합주의 하나로, 트럼프 대통령은 올해 첫 대선 집회를 오하이오주에서 개최, 재선 채비에 시동을 건 바 있다.

CNN방송은 트럼프 대통령의 '탈 워싱턴'과 관련, 백악관의 일정 계획 담당자들은 가까운 장래에 트럼프 대통령이 경제 회복과 코로나19 대유행에 대한 백악관의 대응 노력을 보여줄 수 있는 출장 가능성을 검토하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전했다.

행정부의 한 고위 관리는 트럼프 대통령의 고문들은 대부분의 미국인에게 비필수적 여행을 금지하는 권고가 여전히 시행되고 있기 때문에 대통령이 곧 여행 일정에 나서는 것은 안 된다고 생각해왔다고 전했다.

그러나 보좌관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몇 주 동안 갇혀있던 백악관을 떠나려는 갈망이 커지면서 그가 백악관을 벗어나지 않도록 하는 것은 어려우리라는 것을 안다고 CNN은 설명했다.

백악관 외부의 우군들은 경제 활동 재개에 앞서 대통령의 메시지를 증폭시킬 수 있다면서 워싱턴DC를 벗어날 것을 요청했고, 일부에선 대통령 행보가 여행과 야외활동 재개에 대한 대중의 신뢰를 회복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주장한다고 CNN은 전했다.

한정된 공식 행사를 위해 트럼프 대통령이 중요한 몇몇 주를 방문할 경우 주요 지역 언론의 관심을 끌 수도 있고, 트럼프 대통령이 코로나19 대응의 의학적 측면보다 경제 회복 측면에 더 집중할 수도 있다고 CNN은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3일 코로나19 태스크포스 브리핑에서 환자에 대한 '살균제 인체 주입' 발언을 꺼냈다가 거센 역풍에 시달렸으며 그동안에도 검증 안 된 치료법을 띄우고 관료와 다른 견해를 밝히는 등 행보로 점수를 깎아 먹는다는 지적을 받았다.

CNN은 외부 일정과 관련, 공장이나 대규모 설비 방문, 라운드테이블 개최, 군중 없는 행사 등 마이크 펜스 부통령의 최근 행보는 트럼프 대통령의 향후 여정이 어떤 모습일지 가늠할 수 있는 잠재적 모델이라고 전했다.

z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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