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 등 기간산업 대책 나온다…20조안팎 회사채 정부보증 검토

입력 2020-04-19 06:03
항공 등 기간산업 대책 나온다…20조안팎 회사채 정부보증 검토

이번주 비상경제회의서 논의…산은, 대기업 자금 현황 파악나서

(서울=연합뉴스) 이율 박용주 김남권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직격탄을 맞은 항공과 정유 등 기간산업을 지원하는 대책이 이번주 중 나온다.

이들 기간산업의 회사채에 20조원 안팎의 정부 보증을 제공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다.



19일 정부 당국에 따르면 이번 주 문재인 대통령이 주재하는 제5차 비상경제대책회의에서 기간산업 대책 방안이 논의될 예정이다.

정부는 100조원 이상 규모의 민생·금융안정 패키지 프로그램과는 별도로 코로나19로 위기에 처한 기간산업 기업들을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정부 관계자는 "기간산업 대책은 100조원 프로그램과는 다른 영역으로 해야 한다"며 "어떤 산업을 어느 정도까지 지원할지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다.

기간산업은 국가 산업의 토대가 되는 산업으로 기계, 에너지, 조선, 자동차, 전자, 반도체, 항공, 해운 등이 해당한다.

기간산업이 무너지면 해당 업종은 물론이고 전후방 산업이 타격을 입는다. 나아가 금융·시장 불안으로도 이어진다.

코로나19 사태로 일시적 어려움을 겪는 기간산업 지원책 마련이 시급한 이유다.

기간산업 대책에는 고사 위기에 처한 항공업계 지원 방안이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자동차, 정유, 해운 등도 긴급 지원이 필요한 상황이다.

지원 방안으로는 기업의 회사채를 정부가 보증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떠오르고 있다.

만기 도래 회사채를 차환 발행할 때 정부가 지급보증을 서면 기업들이 시장에서 수월하게 자금 조달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기간산업 회사채를 매입하는 펀드나 별도의 매입기구를 도입하는 방식 등이 두루 검토되고 있다.

코로나19로 회사채 시장이 경색되면서 기업들은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대기업들은 코로나19 여파에 따른 신용등급 하락으로 설상가상의 상황을 맞았다. 신용등급이 내려가면 회사채 금리가 올라 자금 조달 비용이 늘어난다

정부는 금융 위기가 전 세계를 뒤덮었던 2008년에 1천억 달러 규모의 은행 외화채무를 지급 보증한 바 있다.

미국에서 9·11 테러가 발생한 2001년에는 정부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에 모두 30억 달러 한도의 보상금 채무를 보증해줬다.

테러 사태 이후 국제 재보험업계가 보상한도를 5천만 달러로 크게 낮추고 나머지 부분(14억5천만달러)을 정부나 항공사가 보증하도록 했기 때문이다.

정부 지급보증은 국회 동의가 필요하다. 예산이 투입되고 우발채무로 잡힌다는 점에서 재정당국이 부담스러워 하는 측면도 있다.

정부 지급보증 방안은 당정 협의와 비상경제회의 등을 거쳐 확정될 예정이다.



정부가 기간산업 대책을 준비하는 것과 맞물려 대기업을 상대로 코로나19 피해 현황 파악을 나선 산업은행 행보도 주목받고 있다.

산은은 최근 대한항공을 포함한 기업들로부터 자금 현황 등의 자료를 받고 있다. 산은이 주채권은행인 기업들이 대상이다.

정부의 대기업 지원 대책 마련이나 본격적인 구조조정 작업에 앞선 정지작업이 아니냐는 분석이 일각에서 나오고 있다.

kong7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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