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니 코로나19 급확산 속 2천만명 "명절 고향 방문 계획"

입력 2020-04-18 11:45
인니 코로나19 급확산 속 2천만명 "명절 고향 방문 계획"

S&P, 인도네시아 신용등급 전망 '안정적'→'부정적' 수정

(자카르타=연합뉴스) 성혜미 특파원 = 인도네시아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하루 만에 407명이 추가되는 등 증가세가 가속됨에도 성인 2천만명이 라마단 종료 후 명절 고향 방문 계획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18일 인도네시아 보건부 등에 따르면 코로나19 확진자는 전날 407명 추가돼 총 5천923명, 사망자는 24명 늘어 520명으로 집계됐다.

인도네시아의 일일 신규 확진자 수는 3월 24일부터 100명 이상 기록하더니, 4월 초부터는 200∼300명 이상 늘었고, 이날 400명을 넘겼다.

인도네시아의 확진자 수는 동남아시아에서 가장 많고, 사망자 수는 아시아에서 중국 다음으로 많다.

인도네시아는 인구가 2억7천만명인데도 현재까지 4만2천건의 검사만 이뤄졌다.

정부는 7월까지 누적 확진자 수가 10만6천명에 이를 수 있다고 예상했다.

인도네시아는 조코 위도도 대통령의 경제적 타격을 우려한 '전면 봉쇄 불가' 방침에 따라 자카르타 수도권을 중심으로 '대규모 사회적 제약'(PSBB)을 시행하고 있다.

이는 필수업종 외 재택근무 전환, 차량 탑승 인원 50% 제한 등을 골자로 한다.

조코위 대통령은 공무원을 제외하고는 라마단 종료 후 최대 명절인 르바란(이둘 피트리) 기간 고향 방문을 금지하지 않기로 결정했기에 이때 '폭발적 전염'이 발생할 수 있다.

코로나19 집단감염이 시작된 중국도 지난 1월 최대 명절인 춘절을 거치며 확진자가 급증했다.

올해 라마단은 이달 23일께 시작하고, 5월 24일∼25일이 이둘 피트리 공휴일이다.



현지 여론조사기관 사이풀 무자니 리서치앤컨설팅(SMRC)의 최근 설문조사 결과 전국적으로 성인 2천만명이 르바란 때 도시에서 시골 고향을 방문할 계획을 가진 것으로 나타났다. 자카르타 주민 중에서는 31%가 고향 방문을 원한다고 답했다.

SMRC는 3월 22∼25일과 4월 9∼12일 17세 이상 또는 기혼자 1천200명을 대상으로 코로나19 사태와 관련해 전화 조사했고, 오차범위는 2.9%이다.

이번 조사에서 응답자의 77%는 코로나19 사태로 소득을 위협받고 있다고 답했고, 특히 25%는 대출 없이 더는 기본 생활을 충족할 수 없다고 말했다.



코로나19가 확산하는 상황에서도 응답자의 21%는 '예배당 내 종교활동 금지 정책'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인도네시아는 PSBB 적용지역을 제외하고는 예배당 내 종교활동을 금지하지 않았기 때문에 여전히 금요일마다 이슬람사원에서 대규모 '금요 합동예배'가 열린다.

이슬람 신자는 하루 5번 기도해야 하고, 특히 남성은 금요일 점심 합동 예배에 참석하는 것이 의무다.

여론조사기관 SMRC는 "고향방문 예정자가 많은 것으로 조사된 만큼 (코로나19 예방을 위한) 보다 엄격한 제재와 교육이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는 제안을 내놓았다.



한편, 코로나19 사태로 인도네시아 경제가 타격을 받으면서 국제 신용평가회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전날 인도네시아의 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수정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보도했다.

'부정적' 신용등급 전망은 인도네시아의 재정이 악화할 수 있고, S&P가 신용등급을 낮출 수 있음을 뜻한다.

S&P는 "루피아화에 대한 상당한 평가절하로 인도네시아의 대외 입지가 약해졌고 정부의 부채 부담이 향후 몇 년간 실질적으로 높아질 것"이라며 "만약 앞으로 2년간 경기 침체가 더 심해지거나 길어지면 국가 신용등급을 낮출 것"이라고 밝혔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올해 경제성장률을 2.3%에서 최저 마이너스 0.4%로 예상했고, 국제통화기금(IMF)은 0.4%로 전망했다.

루피아화 가치는 지난달 말 달러당 1만6천625 루피아로, 1998년 IMF 외환위기 당시와 비슷하게 떨어졌다가 다소 회복해 전날 달러 당 1만5천400 루피아에 마감했다.

noano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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