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일부 '코로나봉쇄 출구전략'…"과격한 선제조치 덕분"

입력 2020-04-12 16:54
수정 2020-04-13 12:01
유럽 일부 '코로나봉쇄 출구전략'…"과격한 선제조치 덕분"

WHO 우려 속 체코·노르웨이 등 단계적 완화 타진

일부는 응원…"확산세 둔화·대량검사·의료 정상화가 조건"



(서울=연합뉴스) 장재은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강력한 사회적 거리 두기를 시행하던 유럽 국가들 가운데 일부가 서서히 빗장을 풀고 있다.

11일(현지시간) 미국 CNN 방송에 따르면 체코, 오스트리아, 덴마크, 노르웨이 등은 코로나19 봉쇄령 때문에 가계에 경제적, 사회적 압박이 지속하자 출구전략을 펴기 시작했다.

덴마크는 코로나19 확산이 진정되면 오는 15일부터 어린이들의 학교와 유치원 등교를 재개할 계획이다.

그러나 대다수 제한조치는 그대로 유지된다. 10명 이상이 모이는 행사는 다음달 10일까지 중단되고 미사나 예배, 영화관과 쇼핑센터의 운영도 계속 금지된다. 모든 축제나 대규모 집회도 8월까지 개최되지 않고 국경도 계속 통제된다.

메테 프레데릭센 덴마크 총리는 "아슬아슬한 줄타기"라고 봉쇄완화 조치를 설명했다.

체코도 지난달 12일 국가비상사태 선언과 함께 부과된 봉쇄령을 점차 풀기 시작했다.

마스크 착용 없이 혼자 운동하는 것은 허용됐으며 건축자재, 철물, 자전거 가게 등과 같은 상점도 다시 영업에 들어갔다.

필수적 용무 때문에 체코 외부로 여행하는 데 대한 금지령도 오는 14일부터 풀린다.

오스트리아는 대형매장이나 대중교통 수단에서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하면서 작은 상점, 공구점, 조경용품점 등을 14일부터 다시 연다.

다음달 1일부터는 모든 가게, 쇼핑센터, 미용실을 다시 열기로 했으나 식당과 호텔의 영업 재개는 다음달 중순까지 미뤘다.



오스트리아는 휴교를 내달 중순까지 연장할지 여부는 이달 말에 결정하기로 하고 대규모 행사는 6월 말까지 금지하기로 했다.

노르웨이는 유치원과 학교의 수업 재개를 우선시하는 방식으로 지난달 중순에 도입한 봉쇄령을 이달 20일부터 축소해가기로 했다.

독일은 코로나19 확산 실태와 관련한 광범위한 연구 결과가 내주에 발표되면 이를 토대로 봉쇄령 완화책을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유럽 국가들의 이 같은 봉쇄조치 완화를 두고는 낙관과 우려의 목소리가 교차하고 있다.

현재 확진자 수를 보면 상위 10개국 가운데 7개국이 유럽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불안한 시선이 먼저 목격된다.

한스 클루게 세계보건기구(WHO) 유럽 담당 국장은 "유럽이 아직 매우 걱정된다"며 "지금은 완화조치를 취할 적기가 아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옥스퍼드대학 사이드 비즈니스 스쿨의 보건 전문가인 피터 드로박 박사는 "중요하고 희망적인 사례"라는 평가를 내렸다.

드로박 박사는 "안전하고 효과적으로 봉쇄에서 벗어나기 위한 방법을 더 많이 파악할 필요가 있다"고 그 이유를 설명했다.

그에 따르면 출구전략을 만지작거리는 국가들은 선제적으로 과격한 사회적 거리 두기 조치를 취하고 대량검사를 재빨리 채택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그는 ▲확진자 증가세 둔화 ▲응급병동과 같은 비상시설에 의존하지 않을 정도의 의료체계 정상화 ▲대량검사·감염자 추적·의심자 격리 체계 완비를 향후 봉쇄 완화를 시작할 국가들의 선결 조건으로 제시했다.

jangj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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