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코로나19 심각한 피해국에 국제 제재 일시 해제해야"
G20 화상 정상회의서 제안…"IMF 산하 특별펀드 조성도 검토해야"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사태와 관련 심각한 전염병 피해국에 대해 기존 제재를 일시적으로 해제해 주자고 26일(현지시간) 제안했다.
타스 통신 등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이날 코로나19 위기 극복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열린 주요 20개국(G20) 특별 화상 정상회의에서 "위기 동안에는 통상전쟁과 제재에서 자유로운 '녹색 통로'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이같은 제안을 내놓았다.
그는 제재 잠정 해제의 목적은 "의약품·식량·장비·기술제품 등의 상호 공급을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코로나19로 심각한 피해를 본 이란과 전염병이 급속히 확산하고 있는 러시아 등 국제사회의 제재 대상 국가들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해석된다.
푸틴은 "G20 국가들이 긴급물품에 대한 제한과 그것들을 구매하기 위한 자금 이동에 대한 제한에 대해 단합된 모라토리움(잠정 중단)을 도입해야 한다"면서 코로나19로 인한 피해가 심각한 국가들을 대상으로 지목했다.
이어 "이는 사람의 죽음과 삶에 관한 문제이며 순전히 인도주의적 문제"라면서 "이 문제들에서 다양한 '정치적 껍데기'를 벗겨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푸틴은 코로나19 사태는 지난 2008~2009년의 국제금융위기보다 더 큰 충격을 줄 것이고 글로벌 경제에 장기적 흔적을 남길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우리는 각국이 '각자도생(各自圖生)' 원칙에 따라 행동하도록 내버려 둬선 안 된다"면서 국제통화기금(IMF)이 전염병으로 심각한 피해를 본 국가들을 지원하기 위한 특별펀드를 조성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그는 "전염병이 덮친 국가들처럼 자금 수요가 급박한 국가들이 재원을 조달할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 아주 중요하다"면서 "이와 관련 IMF 산하에 특별펀드를 조성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모든 IMF 회원국이 국제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에 비례해 펀드 자금을 무이자로 장기 차입할 수 있는 권리를 갖게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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