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방위비협상 한미 간극 커"…무급휴직 규모 '거의 절반' 언급

입력 2020-03-20 13:26
미 "방위비협상 한미 간극 커"…무급휴직 규모 '거의 절반' 언급

"공평한 분담 위한 한국의 유연성 필요"…한국에 합의불발 책임 돌려

주한미군 한국인 근로자 절반 가량 무급휴직 계획 시사

(워싱턴=연합뉴스) 류지복 이해아 특파원 = 미국 국무부는 19일(현지시간) 제11차 한미 방위비분담금특별협정(SMA) 체결을 위한 7차 회의가 합의없이 끝난 것과 관련해 양국 간 간극이 크다며 한국의 유연성 발휘를 주문하는 등 한국에 책임을 돌렸다.

그러면서 합의 불발 시 무급휴직에 들어가는 주한미군 내 한국인 근로자의 규모를 절반 가량이라고 언급했다.



국무부는 이번 협상 결과에 대한 입장을 묻는 연합뉴스의 질의에 대변인 명의로 "상호 수용가능한 합의에 이르려면 (미국측 기여의) 가치를 정확히 반영하기 위해 공정하고 공평한 방위비 분담에 이르려는 한국 측의 더 큰 집중과 유연성을 필요로 할 것"이라며 "그 간극은 큰 상태로 남아 있다"고 밝혔다.

국무부 대변인은 "한미동맹의 중요성, 4월 1일 한국인 근로자의 거의 절반에 대한 무급휴직을 앞둔 상황에서 새 SMA 긴급성을 감안해 미국 협상팀은 4일간 회의를 하기 위해 이번 주 비정상적 환경하에서 로스앤젤레스로 갔다"고 말했다.

이어 "유감스럽게도 한국의 국방을 향한 미국 납세자의 기여 가치에 대해 미국과 한국 간 이해에서 간극이 남아 있다"고 평가했다.

한미 양국은 지난 17일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당초 이틀 일정으로 7차 회의를 시작했다가 하루 더 연장해 19일까지 협상을 진행했지만 합의에 도달하지 못했다.

한국은 분담금 총액에 대한 이견을 좁히지 못하면 한국인 근로자의 무급휴직을 막기 위해 인건비 문제라도 우선 타결하려 했지만 여의치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미 국무부의 이날 입장은 한국이 미국의 기대치에 미치지 못하는 조건을 제시하며 유연성을 발휘하지 못해 격차가 여전히 남아 있다는 뜻으로서, 한국의 귀책 사유 때문에 합의가 불발됐다는 주장을 담은 것으로 해석된다.

현재 미국은 최초 요구했던 50억 달러보다는 낮아졌지만 여전히 작년(1조389억원)보다 크게 인상된 40억 달러 안팎의 금액을 제시하고, 한국은 10% 안팎의 인상으로 맞서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무부가 주한미군 한국인 근로자의 무급휴직 규모와 관련해 '거의 절반'이라고 언급한 것도 주목되는 부분이다.

미국은 그동안 생명, 건강, 안전, 최소한 준비태세에 필요한 일부를 제외하고 '상당한 부분', '대규모' 무급휴직이 불가피하다면서도 구체적인 규모를 밝히진 않았다.

국무부 답변대로라면 미국이 생각하는 무급휴직 규모는 전체 근로자의 절반 수준이라는 말이 된다.

이와 관련해 로버트 에이브럼스 주한미군사령관은 지난 13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후 미군의 이동중지 명령으로 인해 5~6월께 관련 업무가 급증할 것으로 우려된다며 무급휴직에서 제외해야 하는 근로자를 당초 계획보다 늘려야 한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jbry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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