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대선 개입 혐의' 푸틴 측근 기업, 공소기각에 미국 역고소

입력 2020-03-18 16:26
'미 대선 개입 혐의' 푸틴 측근 기업, 공소기각에 미국 역고소

'푸틴의 주방장' 프리고친 이끄는 콩코드, 미 정부에 거액 보상 요구

'뮬러 특검'에 기소됐으나 공소 기각으로 재판 무산



(서울=연합뉴스) 김서영 기자 = 2016년 미국 대통령 선거에 개입한 혐의로 검찰에 기소된 러시아 기업이 자사에 대한 형사소송이 기각되자 역으로 미국 정부를 고소하겠다고 나섰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푸틴의 요리사'라는 별명으로 알려진 러시아 외식사업가 예브게니 프리고친이 이끄는 회사 '콩코드 매니지먼트 앤 컨설팅'(이하 콩코드컨설팅)이 17일(현지시간) 미국 정부를 상대로 500억달러(약 61조원) 규모의 소송을 제기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프리고친과 콩코드컨설팅은 러시아의 댓글부대 회사인 '인터넷 리서치 에이전시'(IRA)를 후원한 혐의로 2018년 2월 로버트 뮬러 특검에 의해 기소됐다.

IRA는 2016년 미 대선 당시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 후보를 지원하고 민주당 힐러리 클린턴 후보를 비방하는 인터넷 공작을 주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뮬러 기소장에 따르면 IRA는 미국인 신원을 도용해 공화당과 민주당이 경합하는 주(州)에서 클린턴 후보에 불리한 내용에 초점을 두고 가짜 광고를 퍼뜨린 혐의를 받는다.

그러나 전날인 16일 미 워싱턴DC 연방법원이 해당 사건을 취하해달라는 검찰의 요청을 받아들이고 기각 판결을 내리면서 다음 달 열릴 예정이었던 재판도 무산됐다.

검찰은 콩코드컨설팅이 검찰의 소환 요청에 응하지 않고, 증거물도 넘기지 않는 등 수사에 비협조적인 태도를 보인다면서 더는 재판을 진행할 가치가 없다며 법원에 기각을 요청했다.

콩코드컨설팅은 이날 성명을 통해 법원의 기각 결정을 환영했다.

이들은 미국 정부가 국내 정치적 목적으로 러시아를 비난의 대상으로 삼아 거짓에 기반해 자사를 기소했다는 것이 법원 판결로 입증됐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미국 정부를 상대로 불법 기소 및 제재에 대한 500억 달러 규모의 소송을 준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러시아의 올리가르히(신흥재벌)인 프리고친은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측근으로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푸틴 대통령이 즐겨 찾는 레스토랑을 운영하며 사업을 확장한 재계 거물이다.



sy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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