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코로나19 대응 '억제'→'지연'…가벼운 증상도 자가격리(종합)
확진자 하루새 100명 이상 증가해 590명…"실제는 5천∼1만명일수도" 추정
(런던=연합뉴스) 박대한 특파원 = 영국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공식 대응 단계를 '억제'에서 '지연'으로 이동했다.
'지연' 단계는 코로나19 정점 시기를 최대한 여름철로 늦춰 통상 겨울철에 가중되는 의료서비스에 대한 부담을 덜고, 백신 개발까지의 시간을 벌기 위한 것이다.
12일(현지시간) BBC 방송에 따르면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이날 코로나19 확산 대응을 논의하기 위해 긴급안보회의인 코브라 회의를 주재했다.
영국 내 코로나19 발생 이후 코브라 회의가 열린 것은 이번이 세 번째다.
존슨 총리는 회의 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정부의 코로나19 대응 단계를 1단계 '억제'에서 2단계 '지연'으로 옮겨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계속되는 기침이나 고열 등의 증상을 보이는 이는 누구나 최소 7일간 자가 격리에 들어가야 한다고 설명했다.
지금까지의 '억제' 단계에서는 코로나19가 확산된 외국에 다녀왔거나, 코로나19 확진자와 접촉한 이들 중 기침이나 고열 등의 증상이 있을 경우 자가 격리를 하도록 요구돼 왔다.
정부는 또 학생들의 해외 수학여행은 물론, 고령층이나 기저질환이 있는 이들의 크루즈 여행 자제를 권고했다.
존슨 총리는 "어떤 이들은 코로나19를 계절독감에 비유하지만 이는 옳지 않다"면서 "면역력 부족으로 인해 코로나19는 더 위험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 세대 최악의 보건 위기"라며, 코로나19가 더 확산되면서 사랑하는 이들의 목숨을 앗아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아직은 과학적 조언에 따라 학교 휴업이나 스포츠 경기 등 대형 이벤트 금지를 결정하지는 않았지만 이를 계속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영국 보건부는 이날 오전 9시(그리니치표준시·GMT) 기준 코로나19 확진자는 590명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는 전날 대비 134명 증가한 것으로, 영국 내 하루 확진자 수가 100명을 넘어선 것은 이날이 처음이다.
그러나 존슨 총리와 함께 기자회견에 참석한 패트릭 발란스 최고과학보좌관은 실제 영국 내 코로나19에 감염된 이가 이미 5천∼1만명에 이를 수도 있다는 추정을 내놨다.
현재까지 영국 내 코로나19 사망자는 2명 늘어난 10명으로 집계됐다.
영국 정부는 이날까지 2만9천764명이 코로나19 검사를 받아 이중 2만9천174명이 음성 판정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확진자 중 491명이 잉글랜드에서 나왔고, 스코틀랜드 60명, 북아일랜드 20명, 웨일스 19명 등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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