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롬비아 코카 재배 면적, 서울의 3.5배…여전히 사상 최대

입력 2020-03-07 01:47
콜롬비아 코카 재배 면적, 서울의 3.5배…여전히 사상 최대

미 백악관 보고서…미국 "공중 제초제 살포 재개해야"



(멕시코시티=연합뉴스) 고미혜 특파원 = 콜롬비아 정부가 마약 코카인의 원료인 코카 재배를 줄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여전히 재배 면적이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미국 백악관 마약통제정책국(ONDCP)이 지난 5일(현지시간) 펴낸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콜롬비아의 코카 재배지 면적은 21만2천 헥타르(2천120㎞)로, 전년도 20만8천 헥타르보다 2% 늘어 사상 최대 수준이다.

서울시 면적(605㎢)의 3.5배에 해당한다.

생산 가능한 코카인의 양도 전년도보다 8% 늘어난 951t으로 집계됐다.

세계 최대 코카인 생산국인 콜롬비아에서는 지난 2013년 이후 코카 재배도 꾸준히 증가했다.

세계 최대 마약 소비국인 미국의 압력 속에 이반 두케 콜롬비아 정부는 2023년까지 코카 재배와 코카인 생산을 절반으로 줄이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손으로 일일이 코카를 뽑는 작업과 함께 가난한 농가에 대체 작물을 제안하는 프로그램 등도 병행하고 있지만 아직 뚜렷한 성과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



워싱턴중남미연구소의 애덤 아이잭슨은 AP통신에 "콜롬비아가 지난해 수작업으로 코카 경작지 10만 헥타르를 없앴음에도 상황이 달라지지 않았다"며 "근절하는 속도만큼 다시 심는 작업이 이뤄졌을 것"이라고 말했다.

수작업으로 코카를 없애는 방법이 한계를 드러내면서 항공기로 코카 재배지에 제초제를 살포하는 방법이 다시 동원될 것으로 보인다.

콜롬비아는 공중 제초제 살포로 코카밭을 대규모로 파괴해 왔는데 환경이 오염되고 인체에 암 등을 유발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지난 2015년 이를 중단했다.

그러나 두케 대통령은 최근 공중 살포가 대안이 될 수 있다며 공중 살포를 재개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지난 2일 백악관에서 두케 대통령을 만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제초제를) 살포해야만 할 것이다. 살포하지 않으면 그것들(코카)을 없앨 수 없다"고 압박한 바 있다.

짐 캐럴 ONDCP 국장은 "올해가 매우 중요하다"며 "공중 제초제 살포를 비롯해 코카 근절 노력이 강화돼 코카 재배와 코카인 생산을 줄이는 데 성과가 있길 고대한다. 이것이 궁극적으로 미국 국민의 생명을 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근본적으로 코카인 수요를 줄이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있다.

2018년 미국 내 코카인 사용자는 2011년보다 42% 늘었고, 비슷한 기간 코카인 과다 복용으로 인한 사망은 세 배로 증가했다고 AP통신은 전했다.

컨설팅업체 콜롬비아 리스크 애널리시스의 세르히오 구스만은 AP에 "미국과 유럽의 수요를 줄이는 전략 없이는 코카 근절은 성공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mihy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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