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사태 우려' 미 크루즈선에 헬기로 검사키트 투하

입력 2020-03-06 04:58
'코로나19 사태 우려' 미 크루즈선에 헬기로 검사키트 투하

승객 약 2천500명 타고 있어…테스트 위해 해상 대기 중



(샌프란시스코=연합뉴스) 정성호 특파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망자가 탔던 미국 크루즈선에 코로나19 검사 키트를 전달하기 위해 헬리콥터로 이를 투하하는 등 군사 작전 같은 수단이 동원되고 있다고 CNN 방송과 일간 워싱턴포스트(WP)가 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 국토안보부(DHS) 켄 쿠치넬리 부장관 대행은 이날 미 상원 국토안보·정무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해 "말하고 있는 바로 지금 캘리포니아 해안에서 샌프란시스코로 이동하고 있는 크루즈선에 미 해안경비대 헬리콥터로 테스트 키트를 공수해 기본적으로 배 위에 떨어뜨리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이를 위해 며칠간 작업해왔다"고 덧붙였다.

이는 이 크루즈선에 코로나19가 퍼져 있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승객이나 크루즈선과의 물리적 접촉을 최소화하기 위해 선택한 전달 방법으로 보인다.

이 배는 샌프란시스코에서 멕시코와 하와이 등지를 오가는 크루즈선 '그랜드 프린세스'호로, 지난달 11∼21일 이 배를 타고 멕시코로 여행을 다녀온 캘리포니아주의 71세 남성이 4일 숨진 것으로 드러나면서 보건 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보건 당국은 이 남성이 크루즈선에서 코로나19에 감염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 사망자 외에도 또 다른 1명이 같은 크루즈선으로 여행한 뒤 역시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다.

이 크루즈선은 지난달 11~21일 샌프란시스코에서 출발해 멕시코를 다녀온 뒤 샌프란시스코에 도착한 당일 하와이를 향해 다시 출발했으며, 멕시코에 들렀다가 오는 7일 다시 샌프란시스코로 돌아올 예정이었다.

멕시코 여정을 마친 뒤에도 승객 62명은 이 배에 그대로 남아 다시 하와이 여정에 참여한 상태다.

이 배에는 현재 약 2천500명이 타고 있으며 이들은 4일까지도 선내에서 자유롭게 돌아다닌 것으로 알려졌다.

코로나19 연루 가능성이 드러나자 그랜드 프린세스호는 나머지 일정을 취소하고 급거 샌프란시스코로 귀항했다.

그러나 이 배의 승객 11명과 승무원 10명이 코로나19 의심 증상을 보이면서 이들에 대한 검사를 위해 크루즈선은 샌프란시스코 인근 해상에서 대기하고 있다.

쿠치넬리 부장관 대행은 "우리는 검사를 할 것이지만 모두는 아니고 배와 관련된 많은 사람"이라고 말했다.

쿠치넬리 부장관 대행은 특히 700명이 넘는 코로나19 감염자가 나온 '다이아몬드 프린세스' 크루즈선이 어떻게 격리 조치를 했는지로부터 반면교사가 될 많은 교훈을 얻었다고 말했다.

그는 "그것(다이아몬드 프린세스의 조치)은 나쁜 격리였다"며 "그것은 성공적인 격리 상황이 아니었다. 단지 바이러스가 퍼졌기 때문이 아니라 거기에는 나쁜 격리의 부수적 효과가 있었다"고 말했다.

sisyph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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