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대학병원들, 코로나19 사태에 병상 비우고 인력 파견(종합)
서울대병원, 대구경북 암·심혈관질환 환자용 치료병상 운영
세브란스병원·고대의료원, 동산의료원·생활치료센터에 인력 파견
(서울= 연합뉴스) 강애란 기자 = 서울 주요 대학병원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 대구·경북 지역 환자들을 위해 병상을 비우고 인력을 파견하는 등 힘을 보태고 있다.
3일 서울대병원은 대구·경북 지역에서 암, 심혈관계질환 등으로 투병 중인 환자를 치료하기 위해 병상 52개를 '위기대응병동'으로 운영한다고 밝혔다.
대구·경북 지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가 집중해 발생하면서 암이나 심혈관계질환 등을 앓는 일반 환자들이 의료기관 부족으로 소외되고 있는데 따른 조치다.
위기대응병동에서는 대구·경북에서 수술과 시술이 필요한 환자를 받아 치료하게 된다.
10병상은 위기대응중환자실, 22병상은 외과계 위기대응병동으로 4일부터 운영한다. 나머지 20병상은 내과계위기대응병동으로 9일부터 선별된 환자를 받아 치료할 예정이다.
서울대병원은 이를 위해 기존 진료량을 30% 감축하고 의료진과 병실을 확보했다. 또 지난 주말 기존 병실 리모델링을 마쳤다.
정승용 서울대병원 진료부원장은 "대학병원 본연의 역할은 중증 희귀난치질환 치료"라며 "감염병으로 인한 위기상황은 맞지만 정작 치료가 급한 환자를 외면할 수는 없다"고 운영 취지를 밝혔다.
대구·경북 코로나19 환자 치료를 위한 의료진 파견도 잇따르고 있다.
세브란스병원은 심장내과 교수와 중환자실 간호사 등 의료진 총 13명을 대구 계명대 동산의료원에 파견하기로 결정했다.
심장내과 교수 1명과 간호사 5명이 1차 파견 의료진으로 이날부터 14일간 환자를 돌볼 예정이다. 2차 의료진은 18일부터 14일간 활동할 예정이다.
파견을 나가는 한 간호사는 "솔직히 무섭고 걱정도 된다"면서도 "대구에 사는 시민의 마음으로 환자들을 돌보겠다"고 말했다. 다른 간호사 역시 "도움이 필요한 곳에 달려가는 게 의료인의 마음"이라며 "최선을 다하고 돌아오겠다"고 말했다.
고대의료원은 대구·경북지역의 코로나19 경증환자를 돌보는 '생활치료센터' 운영을 위해 의료인력을 지원하기로 했다.
이날 오전 손장욱 고대안암병원 감염내과 교수와 간호부 이희선 팀장, 행정직원 2명 등이 삼성인력개발원 영덕연수원으로 출발했다.
이들은 이곳에서 정부인력(공보의 3명, 간호사 6명, 간호조무사 9명 등)에 대한 교육을 할 예정이다. 이후 농협경주연수원으로 옮겨 생활치료센터 개소 및 운영 준비, 현지 의료진 교육 등을 진행한다.
고대의료원은 상황을 지켜보고 향후 추가 인력 파견이나 엑스레이 등의 의료장비 지원 등을 검토할 계획이다.
손장욱 교수는 "코로나19 확산은 이제 대한민국 전체의 중대한 문제"라며 "대구·경북 지역의 국민들이 겪는 고통을 덜고 확진자분들이 하루빨리 일상으로 복귀할 수 있도록 생활치료센터 오픈에 만전을 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aer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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