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한국 등 입국제한 "적절한때 할수 있어…지금은 아냐"(종합2보)

입력 2020-02-27 11:48
수정 2020-02-27 16:37
트럼프, 한국 등 입국제한 "적절한때 할수 있어…지금은 아냐"(종합2보)

기자회견서 한·이탈리아 등 여행·입국제한 조치 질문 답변

때맞춰 국무부 여행경보 3단계로 격상…입국제한으로까지 이어질지 주목

"코로나19 확산시 무슨 일이든 준비돼 있어…여행제한 완화안해"



(워싱턴=연합뉴스) 송수경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6일(현지시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관련한 한국, 이탈리아에 대한 입국 제한에 대해 적절한 때에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금 당장은 적절한 때가 아니라고 밝혔다.

당장 조처를 하기 보다는 추이를 지켜보며 검토해 나가겠다면서 그 가능성은 열어둔 것으로 보인다.

특히 국무부는 이날 트럼프 대통령 기자회견을 즈음해 한국에 대한 여행경보를 2단계인 '강화된 주의'에서 나흘만에 3단계 '여행 재고'로 격상하는 조치를 단행, 입국제한 조치로까지 강화될지에 촉각이 모아진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브리핑룸에서 진행한 기자회견 문답에서 '한국과 이탈리아 등으로 가거나 그곳에서 오는 여행을 제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가'라는 질문에 "적절한 때에 우리는 그렇게 할지도 모른다"고 답했다.

그러면서도 "지금 당장은 적절한 때가 아니다"라며 "그러나 적절한 때에…"라고 추후 진행 상황에 따라 입국 제한 조치를 추가로 취할 여지를 열었다.

이어 입국 시 많은 사람에 대해 코로나19와 관련해 점검을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은 상당히 세게 (코로나19에 의해) 타격을 받았고, 이탈리아도 상당히 세게 타격을 받았다"며 "중국에서 일어난 일은 분명하지만, 숫자에 변동이 없고 내려가기 시작했다. 이는 좋은 소식"이라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따라서 무슨 일이 일어날지 지켜보자"고 말했다.

그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코로나19 대응과 관련해 매우 매우 열심히 일하고 있다는 입장도 되풀이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과 관련된 여행 제한을 완화하는 방안을 검토하느냐는 질문에는 "우리가 문제를 갖고 있지 않은 지점에 놓일 때"에 그럴 것이라면서 "우리는 여행 제한을 완화하지 않을 것"이라며 상황이 해결됐다고 판단될 때까지 여행 제한을 풀지 않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그는 여행제한 조치가 미국을 구했다고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러면서도 "나는 미국의 대통령이지 다른 나라들의 대통령이 아니다. 그것(입국 제한)이 사람들이 감염된 나라들로부터 우리 나라로 들어오지 못하도록 국경에 대해 매우 강력한 조치를 하는 것이라면 우리는 여러 나라에 대해 이미 그렇게 했다"고 언급한 뒤 "그러나 우리는 이 나라에 집중해야 하고, 그들은 그들의 나라를 위해서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 국무부는 트럼프 대통령의 이날 기자회견 즈음 홈페이지를 통해 한국에 대한 여행경보를 2단계인 '강화된 주의'에서 3단계 '여행 재고'로 상향 조정했다. 나흘 만에 한 단계를 더 올린 것으로, 4단계인 '여행 금지'까지는 한 단계만 남아 있다.

앞서 미 국무부와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지난 22일 한국에 대한 여행경보를 각각 2단계로 상향 조정했고, CDC는 이틀 뒤인 24일 최고 단계인 3단계(불필요한 여행자제)로 격상한 바 있다.

전날 인도 방문을 마치고 돌아온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오전 트윗을 통해 기자회견을 예고하며 CDC 관계자들이 함께할 것이라고 예고한 바 있다.

이와 관련, 이날 기자회견에서 입국 금지 등 한국에 대한 고강도 추가 조치가 발표될 가능성이 제기돼 왔다.



트럼프 대통령이 일단 이날은 한국에 대한 입국 제한 조치를 발표하지 않았지만 향후 한국 내 확산 추이 등에 따라 입국 제한이라는 초강수로까지 이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도 나온다.

입국제한 조치가 현실화될 경우 경제적 여파를 포함해 큰 파장이 예상된다.

미 보건당국이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이 시간 문제라고 경고 수위를 올리고 있고 주식시장 폭락 등 경제적 타격으로 인해 자칫 대선 악재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는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민 보호'를 내세워 언제든지 고강도 카드를 추가로 꺼내 들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된다.

실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코로나바이러스와 관련된 어떠한 것에 대해서도 매우 매우 준비가 돼 있다"며 코로나바이러스가 확산한다면 해야 할 일이 무엇이든 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미국 국민에 대한 코로나19 위험은 여전히 매우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면서 미국 내 코로나19 확산은 불가피한 일이 아니라고 밝혔다. 그는 조기 국경폐쇄 등이 주효했다는 취지로 미국의 대응을 자평했다.

그는 코로나19가 아마도 확산할 수 있다면서도 "적은 수준으로 또는 보다 큰 수준으로 그럴 수 있을 것"이라며 "어떤 일이 일어나든 우리는 전적으로 준비돼 있다"고 강조했다.

로이터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국민을 상대로 미국 내 코로나19 위험은 적다고 안심시켰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마이크 펜스 부통령을 코로나 19 대응을 총괄하는 책임자로 지명했다고 밝혔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말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범정부 태스크포스(TF)를 발족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와 함께 의회가 코로나19 대응을 위해 백악관이 요청한 25억 달러 규모보다 더 많은 액수를 배정한다면 이를 수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회견은 트럼프 대통령이 24~25일 인도 방문을 마치고 돌아온 이후 첫 공식 일정이다.



hanksong@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