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O, 코로나19로 신뢰도 위기…중국 칭찬 지나쳐"
WP "중국 투명성 미흡…WHO, 中 의료진 감염실태 '깜깜'"
전문가 "중국 정부 은폐 정황에도 극찬으로 일관"
(서울=연합뉴스) 옥철 기자 = 세계보건기구(WHO)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 과정에서 중국 정부에 대한 극찬으로 일관, 신뢰성 위기를 자초했다고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WP)가 지적했다.
신문은 특히 중국 정부가 내부 고발 의료진에 재갈을 물리는 정황이 드러났는데도 WHO가 칭송만 한 것은 지나치다고 꼬집었다.
WHO는 중국 당국에 의료진 감염 실태 등 관련 통계를 요구하고 있지만, 중국은 이에 충실히 응하지 않은 것으로 WP 취재에서 드러났다.
WHO는 지난 14일까지는 중국의 일선 의료진 1천700여 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는 정보를 파악했지만, 그 이후 의료진 감염 상황은 중국 당국으로부터 어떤 보고서도 받지 못해 '깜깜이' 상태에 놓여 있다고 WP는 전했다.
WHO 대변인 타릭 자사라비치는 WP에 "중국 관리들에게 구체적 수치를 반복해서 요구했지만, 간헐적으로 조각 정보밖에 받지 못했다. 그것도 의료 담당자에 대한 세부 정보는 아니었다"라고 말했다.
WP는 중국 의료진 감염 정보가 한국, 이탈리아, 이란 등 감염증이 확산하는 다른 국가의 방역 전략 수립에도 필수적이라고 지적했다.
의료담당자 감염 실태 등에 대한 시의적절한 정보가 감염증 확산 패턴을 파악하고 방역 전략을 수립하는 데 핵심적 역할을 해야 하는데, WHO가 충분한 정보를 공유하지 못해 데이터 갭(gap) 상태에 노출돼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존스홉킨스대학 건강보안센터의 감염병 학자 제니퍼 누조는 "전 세계적으로 방역 대비 체계를 구축하는 데 결정적 정보가 공유되지 않고 있다"면서 "WHO의 신뢰도 관점에서도 중요한 대목"이라고 질타했다.
이 신문은 WHO가 2002년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SARS) 확산 당시에도 비슷한 유형의 정보 부족으로 신뢰성 위기를 경험한 적이 있다고 기억했다.
미국 전문가들은 중국이 내부고발자에게 재갈을 물린다는 정황 증거들이 속출하는데도 WHO 중국 칭찬에 몰두하는 것은 지나치다고 조언했다.
WHO에 기술적 조언을 제공하는 조지타운대학 보건학 교수 로런스 고스틴은 "중국 당국은 더 투명해져야 하고, WHO 역시 더 광범위한 커뮤니티와 협력해 투명성을 높여야 한다"면서 "그런 게 보건 의사소통의 기본(communiacation 101)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oakchu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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