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생충에 우리 와인 등장"…칠레업체 자랑하다 '무리수' 역풍
'기생충' 속 잠깐 등장한 와인업체 오스카 후 "봉 감독에 감사"
칠레 네티즌 '무리한 숟가락 얹기' 조롱
(멕시코시티=연합뉴스) 고미혜 특파원 = 칠레의 한 와인업체가 영화 '기생충'에 자사 제품이 등장했다는 것을 자랑스럽게 내세우다 네티즌들로부터 무리한 '숟가락 얹기'라는 조롱을 받았다.
14일(현지시간) 푸블리메트로와 비오비오칠레 등 칠레 언론에 따르면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이 아카데미 4관왕에 오른 후 칠레 와인업체 비냐 모란데가 소셜미디어에 축하 메시지를 올렸다.
비냐 모란데는 자사 로고가 등장한 영화 장면 캡처 이미지와 함께 "비영어 작품 최초로 오스카를 수상한 기생충에 언급돼 자랑스럽다"며 "몇 초간 등장하게 해준 봉준호 감독에게 감사를 전한다"고 말했다.
이 와인이 기생충에 등장한 것은 3초가량이다.
영화 속 박 사장네 아들 다송이의 생일파티를 준비하기 위해 연교(조여정)가 기택(송강호)과 함께 장을 보러 갔을 때 통화하는 연교 뒤로 기택이 와인이 담긴 상자를 들고 뒤따르는 장면이 나온다. 이 상자에 모란데(MORANDE)의 이름이 적혀 있다.
이 업체는 축하 메시지에 이어 트위터를 통해 성명까지 내고 자사 제품이 등장한 장면과 기생충의 수상 이력 등을 설명했다.
그러나 이 축하 메시지와 성명은 곧 지워졌다.
네티즌들이 무리한 마케팅을 조롱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한 트위터 이용자는 비냐 모란데의 성명을 리트윗하고 "'승리의 마차'를 한국어로 뭐라고 하느냐"고 물었다. '승리의 마차에 올라탄다'는 표현은 우리말 '숟가락 얹다'와 비슷한 뉘앙스다.
"'내가 다 부끄럽다'는 말을 한국어로 뭐라고 하느냐"고 물은 네티즌도 있었다.
또 다른 이용자는 "비냐 모란데가 등장하지 않았으면 아무 상도 못 받았을 것"이라고 비꼬기도 했다.
영화 기생충은 칠레를 비롯한 중남미 각국에서도 인기리에 상영 중이다.
mihy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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