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코로나·춘제 여파' 중국 1월 CPI 상승률 8년여만에 최고(종합)

입력 2020-02-10 14:47
'신종코로나·춘제 여파' 중국 1월 CPI 상승률 8년여만에 최고(종합)

'식품 사재기 등 영향' CPI 5.4% 올라…"당분간 고물가 이어질 것"

PPI 상승률은 0.1%…플러스 전환했지만 '지속성 불투명'



(선양=연합뉴스) 차병섭 특파원 = 중국의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춘제(春節·중국의 설)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신종코로나)의 영향으로 8년여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10일 중국 국가통계국 발표에 따르면 중국의 지난달 CPI는 전년 동월 대비 5.4% 올랐다.

이는 지난해 12월 CPI 상승률 4.5%를 뛰어넘는 것은 물론, 시장 예상치인 4.9%보다 0.5%포인트 높은 것이기도 하다.

AFP 통신은 2011년 10월 5.5%를 기록한 이후 8년여 만에 가장 상승률이 높았다고 전했다.

국가통계국은 전년 동월 대비 CPI 상승 폭이 큰 폭으로 확대된 것은 춘제 및 신종코로나의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또 올해 춘제는 1월 25일로 지난해 2월 5일보다 빨라 기저효과도 나타났다는 것이다.

루팅(陸挺) 노무라증권 중국 담당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AFP 인터뷰에서 "과일·야채·육류 등 식품의 경우 지역 봉쇄 등의 영향으로 대도시에 공급되기 전에 상할 수 있다"며 "사람들은 이러한 상황에서 먹거리 등 물품을 사재기하려는 경향이 있다. 이로 인해 가격이 오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신종코로나가 진정되고 봉쇄조치가 풀릴 경우 수요가 공급보다 더 빨리 회복될 것이며, 이는 CPI 상승으로 귀결될 것"이라고 보기도 했다.

싱가포르 대화은행(UOB)의 수안 테크 킨도 일반적으로 춘제 연휴가 지나면 물가가 떨어지지만, 올해는 공급망이 붕괴한 만큼 "물가가 계속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OCBC은행의 토미 셰는 블룸버그 통신 인터뷰에서 "신종코로나로 중국의 수급 상황이 달라졌다"면서 "의료분야를 제외하면 공급이 비교적 낮은 수준이고, 수요도 감소했다"고 평가했다.

이어서 "공급 부족으로 물가는 계속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중국의 인플레이션 압력이 전 세계에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봤다.



CPI 세부항목별로는 아프리카돼지열병 발생으로 공급난이 이어지고 있는 돼지고기 가격이 전년 동월 대비 116% 오르면서 CPI 상승을 주도했다. 이는 2007년 이후 가장 높은 돼지고기 가격 상승률이라는 게 블룸버그 설명이다.

또 신선야채 가격도 17.1% 오르면서, 전체 식품 가격은 20.6% 상승했다.

야채와 돼지고기 가격은 지난해 12월에 비해서도 15.3%, 8.5% 상승했다.

식품과 에너지 가격을 제외한 근원소비자물가는 전년 동월 대비 1.5% 올랐다.

신종코로나 피해가 가장 심한 후베이성의 지난달 CPI는 전년 동기 대비 5.5% 상승했다.

국가통계국은 후베이의 CPI 상승률이 전국 평균과 별 차이가 없는 데 대해 "현지 시장에서 공급을 보장하고 가격을 안정시키려는 작업이 긍정적인 효과를 거뒀다"고 평가했다.



중국의 지난달 생산자물가지수(PPI)는 플러스로 전환해 전년 동월 대비 0.1% 올랐다. 이는 시장 전망치와 일치하는 것이기도 하다.

PPI는 지난해 12월 0.5% 하락하는 등 6개월간 마이너스를 기록한 바 있다.

원자재와 중간재 가격, 제품 출고가 등을 반영하는 PPI는 제조업 등 분야의 활력을 나타내는 경기 선행 지표 중 하나다.

bsch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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