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하루 새 확진자 3명 늘어…'지역사회 내 감염' 공포 커져

입력 2020-02-05 11:15
수정 2020-02-05 11:40
홍콩 하루 새 확진자 3명 늘어…'지역사회 내 감염' 공포 커져

中 본토 방문 않고도 신종코로나 감염 사례 4건 발생

의료계 '中 접경 전면 봉쇄' 요구 파업…사제폭탄 폭발 사건도



(홍콩=연합뉴스) 안승섭 특파원 = 홍콩에서 중국 본토를 방문하지 않고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신종코로나)에 감염된 사례가 잇따라 '지역사회 내 감염'에 대한 공포가 커지고 있다.

5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명보 등에 따르면 전날 신종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았던 39세 남성이 숨져 홍콩 내 첫 신종코로나 사망자로 기록된 데 이어 3건의 신종코로나 확진 환자가 추가로 발생했다.

이로써 홍콩 내에서 발생한 신종코로나 확진 사례는 총 18건으로 늘어났다.

더구나 전날 확진 판정을 받은 3명의 환자는 발병 전 14일 동안 중국 본토 여행을 한 적이 없어 '지역사회 내 감염'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전날 확진 판정을 받은 사람은 64세 여성과 60세 남성, 25세 남성이다. 25세 남성은 홍콩 내 신종코로나 확진 환자 중 최연소자이다.

홍콩위생방역센터의 전염병 책임자인 촹숙콴 박사는 "지금껏 발생한 확진 환자 중 4명은 뚜렷한 감염원을 발견하지 못해 지역사회에서 보이지 않는 감염이 일어나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며 "장래에 (신종코로나) 대확산의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신종코로나 확진 환자 중 2명은 위중한 상태여서 조만간 홍콩에서 신종코로나 사망자가 추가로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때 대규모 사망자 발생의 기억을 가지고 있는 홍콩인들은 충격에 빠진 모습이다.

2002년 말 홍콩과 접한 중국 광둥성에서 처음으로 발병한 사스는 곧바로 홍콩으로 확산해 1천750명의 홍콩인이 감염돼 299명이 사망했다.

홍콩 보건 당국은 신종코로나 발원지인 우한(武漢)과 우한이 있는 후베이(湖北)성을 방문한 사람이나 그 가족은 자가 격리하도록 했다. 이들은 감시용 전자 손목밴드를 착용해야 한다.





신종코로나 사망자가 발생하고 확진 환자까지 빠르게 늘면서 홍콩 의료계의 중국 접경지역 전면 봉쇄 주장은 더욱 거세지고 있다.

지난 3일 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은 기자회견을 열고 선전만 검문소와 홍콩, 주하이, 마카오를 잇는 강주아오 대교 등 2곳을 제외하고 중국 본토와 연결되는 모든 검문소를 폐쇄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홍콩 공공의료 노조는 중국 본토인의 홍콩 방문이 계속될 경우 신종코로나가 급속히 확산할 수 있는 만큼 중국과의 접경을 전면적으로 봉쇄할 것을 주장하면서 3일부터 파업을 이어가고 있다.

공공의료 노조는 전날 파업에 7천여 명이 참여했으며, 응급실 근무 의료진 등도 동참했다고 밝혔다.

이에 홍콩 보건 당국은 "응급실과 신생아 치료실 운영 등이 차질을 빚고 암 수술 등이 연기되고 있다"며 "공공의료 노조가 환자의 건강을 최우선으로 여겨 파업을 중단하고 업무에 복귀해달라"고 촉구했다.

시민들에게는 가능하면 공공병원이 아닌 사립 병원을 이용하고, 긴급한 상황이 아닌 경우 공공병원 예약을 추후로 연기해달라고 당부했다.

하지만 공공의료 노조는 캐리 람 행정장관과의 면담을 요구하면서 이날도 파업을 이어갔다.

중국과의 접경 지역을 전면적으로 봉쇄할 것을 주장하면서 사제폭탄을 터뜨리거나 경찰서에 화염병을 투척하는 사건도 잇따르고 있다.

지난 2일 중국 선전(深천<土+川>)시와 가까운 로우 전철역 내 차량에서 2개의 사제폭탄이 발견된 데 이어, 전날 밤에는 라이치콕 지역의 공공 도서관 화장실에서 사제폭탄이 폭발해 변기가 파손됐다. 다행히 부상자는 없었다.

경찰은 일련의 사제폭탄 사건을 '테러리즘'이라고 비난했다.

전날 중국 본토와 가까운 틴수이와이 지역에서는 200여 명의 시위대가 선전만 검문소를 폐쇄할 것을 주장하면서 시위를 벌여 경찰이 최루탄을 쏘며 해산에 나섰다. 정관오, 사틴, 몽콕 지역에서도 시위가 있었다.

시진핑 지도부 "신종코로나 대응 부족했다" / 연합뉴스 (Yonhapnews)

ssah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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